'명태균 녹취공방' 뿐인 대통령실 국감…여권은 '문재인정권'으로 역공

오수진 2024. 11. 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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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국정감사
여당, 문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반박
대통령실 "민주당, 한남동 관저 초대하고파"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증인으로 출석, 증언대에 서 있다. 오른쪽은 의원 질의에 답변 중인 정진석 비서실장 ⓒ연합뉴스

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녹취'를 중심으로 맹공을 펼친 가운데 여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캠코더 인사, 사위 특혜 채용,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따지며 역공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에 호화시설이 있다는 의혹 제기에도 전면 반박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상직 전 의원 간 뇌물 수수 혐의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 질의를 꺼내는 이유는 전직 대통령들이 지속적으로 흑역사 대열에 끼었어야 되겠느냐는 우려를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은 원래 문 전 대통령의 사위 특혜 채용 의혹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런데 검찰 수사를 계속 하다보니 당시 민정수석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조현옥 전 인사수석,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 직권남용죄를 묻고 있다"며 "이상직 전 의원에게는 배임죄를 묻고 문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죄를 적용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가 또다시 이렇게 흑역사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며 "정진석 비서실장에게 부탁드리는 것은 이것을 반면교사 삼아 또다시 흑역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들 더 철저히 옆에서 서포트 하고, 국정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문재인정권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음이 공개돼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단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야말로 진정한 탄핵 사유라며 반박한 것이다.

주 의원은 "민주당의 민주적 체계는 훨씬 더 망가져 있다. 공권력을 동원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걸로 지금 재판 중에 있다"라며 "민주당이야말로 민주 체계가 서야 한다. 다 말이 다르다며 서로 다투고 있으니 이 부분은 신빙성을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은) 국민의힘 내부 공천과 관련된 문제"라면서도 "물론 국민들하고 상관이 있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당의 민주적 체계가 서야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건데,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의 민주적 체계는 훨씬 더 망가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비서실장도 "진짜 대통령 선거 개입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이 아닌가 싶다"며 말을 얹었다. 이어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통으로 개입하고 울산경찰청장까지 개입시킨 사건이야말로 진짜 선거 개입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강명구 의원 또한 "최근 법원은 송철호 전 시장을 비롯해 백원우 전 비서관, 당시 울산경찰청장, 황운하 의원 등 문재인정부 인사들에게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정 비서실장을 향해 "1심 재판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선거 개입은 명백한 외압이고 조작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립서비스에 불과한 녹취록을 갖고 공천개입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이 진짜 선거 개입이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따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018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문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USB를 걸고 넘어졌다.

추 원내대표는 "여기에 이상한 게 있다는 의혹이 있다.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단 주장이 있는데 이걸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며 "안보실에서 최소한 나와서 이에 대해 진상 파악을 해야하는데 무슨 자료가 정확히 넘어갔는지 그리고 자료가 보관이 됐는지 관련 내용을 확인 한 번 했느냐"라고 질의했다.

정 비서실장이 "기록물 이관이 돼서 구체적으로 USB에 담긴 내용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추 원내대표는 "지금 북한의 일련의 행동이 넘어간 자료에 의해서 일어났다고 가정해 볼 수 있는 거 아니냐. 안보실에서 한번 철저히 진상파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평생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회의원을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행태가 일어났다. 국민들은 몹시 궁금할 것"이라며 "꼭 한번 제대로 확인해 국민들께 그 궁금증을 해소해주리라, 우려 사항도 해소해주리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비서실장은 "확인하겠다"며 "정상회담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확인되지 않은 USB를 준 상황은 방금 말씀대로 역사상 전례가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야당 사우나 등 한남동 관저 호화시설 따져 묻자
정진석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보여주고 싶은 심정
대통령께 건의해 적절한 시기에 식사 기회 마련"

대통령실은 한남동 관저 호화시설 의혹과 관련해서도 하나하나 반박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정재 의원이 "민주당에서 문제 제기하는 골프 스크린과 사우나 그런 게 없다는 건 확실한 거냐"라고 묻자 정 비서실장은 "가능하면 민주당 의원들도 적절한 시점에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탄식했다.

또 정 비서실장은 "최근 한 예를 들면 외빈들이 가끔 (관저에) 오지 않느냐. 그분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세계 10대 강국에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가 이렇게 험블(humble·소박)하냐'라고 한결같이 얘기를 한다"며 "실제 그 외교부 장관의 공관을 개조해서 쓰고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로서는 굉장히 초라하고 검소한 곳"이라고 힘줘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사용했던 청와대 관저의 사진을 띄우며 "왼쪽에 사우나실이 두 개 있고, 골프연습장, 파우더실, 드레스룸이 있다. 오른쪽에는 김정숙 여사가 황제 수영을 강습했단 수영장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한남동 관저에 와보면 정말 천양지차일 것"이라며 "불과 몇 년 전 집권당 아니냐. 다 대통령을 모시고 했던 공간인데 지금 용산 관저가 청와대와 비교가 되느냐. 그걸 갖고 우리가 공격하는 건 정말 우리 스스로의 품격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정 비서실장은 거듭 "대통령께 건의 드려 우리 운영위 위원들, 여야 의원들을 모시고 식사라도 할 기회를 마련해 보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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