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사령탑 교체·부상 악재' 딛고 K리그1 3연패…왕조 건설

피주영 2024. 11. 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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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주민규(왼쪽)와 골을 어시스트한 이청용. 연합뉴스
창단 첫 3연패를 달성하고 기뻐하는 울산 선수들. 연합뉴스

울산 HD가 프로축구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울산 왕조'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A(1~6위) 36라운드 홈경기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강원FC를 2-1로 물리쳤다. 승점 3을 추가한 울산(승점 68)은 2위 강원(승점 61)과의 격차를 승점 7로 벌리며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울산은 이로써 지난 2022시즌부터 3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K리그1 우승을 달성했다. K리그 3회 연속 우승은 성남 일화(1993~95년, 2001~03년 이상 2회)와 전북 현대(2017~21년)에 이어 울산이 역대 3번째다. 우승 트로피 수여식은 23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FC와의 시즌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기존 홈구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그라운드 보수 작업에 따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렸다. 이날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1만3438명이 함께 해 울산의 우승 확정에 힘을 실었다. 홍명보 감독의 중도 사퇴로 시즌 중반인 지난 7월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은 데뷔 3개월여 만에 '우승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또 1996년 선수로, 28년이 지난 2024년에는 사령탑으로 울산의 우승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득점한 주민규(왼쪽)를 얼싸안고 기뻐하는 김판곤 감독. 연합뉴스

올 시즌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감독 교체와 주축 선수 이적 등 여러 악재를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울산은 시즌 초반 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6월부터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흔들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가 지난 6월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로 이적했다. 그에 앞서 지난 4월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동경이 김천 상무에 입대했다. 9월엔 공격수 엄원상까지 스포츠 탈장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은 지난 7월 7일 홍명보 감독이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겨 최대 위기를 맞았다. 홍 감독은 2021년 울산을 맡아 첫 시즌 준우승을 지휘한 뒤 2022년과 2023년 K리그1 2연패를 지휘한 팀의 정신적 지주였다. 울산은 이경수 수석코치 감독 대행을 맡았다. 하지만 홍 감독이 떠나고 치른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했다. 팀 순위도 4위로 추락했다.

울산은 서둘러 후임 사령탑을 물색했다. 현역 시절을 울산에서 보냈던 김판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빠르게 영입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작 K리그 무대에서는 지도자 경력이 짧았던 김 감독의 성공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단숨에 성적을 끌어올리며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날 울산의 우승은 '베테랑 듀오' 주민규와 이청용이 책임졌다. 울산은 전반 35분 루빅손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던 후반 8분 미드필더 이청용과 공격수 주민규의 호흡이 빛났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추가 골을 터뜨렸다. 시즌 10호 골. 6분 뒤 강원이 만회골을 넣으면서 주민규의 골은 승리를 확정하는 결승골이 됐다. 주민규는 또 2021년부터 4년 연속 K리그1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했다.

울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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