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치GPT에게 미국 대선 결과를 물었다

김지방 2024. 11. 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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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 답하는 써치GPT 공식 오픈
뉴스와 데이터 종합해 경합주 분석
검색창을 챗GPT로 바꾸는 앱 제공
뉴스와 쇼핑까지 바꾸는 혁명 예고
검색 기능이 부가된 챗GPT에게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을 부탁해 보았다.

“현재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해리스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경합주의 표차가 매우 적어 최종 결과는 선거 당일까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챗GPT는 이렇게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했다. 미국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답하는 써치GPT 기능을 공개했다. 이전에도 챗GPT의 최신 모델인 4o에서는 검색과 추론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검색 버튼을 키면 처음부터 검색을 통해 답을 찾아준다. 아직은 유료 사용자와 사전 신청자에게 기능을 열었는데, 곧 무료 사용자를 포함한 더 많은 이들이 써치GPT를 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챗GPT가 검색까지 해준다

오는 5일 치러지는 미국의 60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물어봤다. 챗GPT 창에 새로 생긴 지구 모양(ↂ) 기호를 누르면 ‘웹에서 검색하기’라는 표시가 뜨면서 써치GPT 기능이 켜진다.
검색 기능이 추가된 챗GPT 화면


검색 기능을 누른 뒤 질문을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번 달에 있는데, 미국의 자료를 찾아서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해봐.”

한국어로 질문을 하면 기본적으로 한국어 자료를 먼저 검색한다. 미국 자료를 찾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영어로 질문하는게 좋다. 생성형 AI가 미국에서 먼저 개발되고 서비스되고 있어서 영어의 검색과 추론 기능이 한국어보다 훨씬 뛰어나다. 챗GPT는 잠시 검색을 하더니 답변을 쓰기 시작한다.

역시 무난한 결론을 제시한다.

“종합적으로, 현재로서는 두 후보 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며, 경합주들의 결과와 투표율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근거로 몇가지 자료를 링크했다. 분명히 미국의 자료를 찾아보라고 했는데, 영국 신문인 더타임스의 특집 페이지 ‘누가 2024 미국 선거에서 이길까-조사와 예측’ 페이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페이지는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지지율에서는 47.5% 대 48.9%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지만, 선거인단에서는 287 대 251 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앞선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의 중앙일보와 뉴시스 기사와 나무위키의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변수’ 페이지를 링크했다. 답변 하단의 아이콘을 누르면 링크와 검색 결과도 따로 모아 볼 수 있다.

챗GPT가 제시한 답변은 ‘매우 치열하다’. 민감한 문제라 명확한 예측을 꺼리도록 미리 세팅이 돼 있는지는 모르겠다.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AI가 예측한 결과는?

다시 한번 챗GPT에게 물었다. 두가지 방식으로 질문했다. 첫번째는 단순한 질문이다.

“그래도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 중 누가 경합주에서 조금이라도 더 앞서 있는지 자료를 찾아서 선거인단의 최종 수치를 예측해보자.”

챗GPT는 잠시 검색을 하더니, 경합주의 여론조사를 이렇게 종합했다.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네바다 : 해리스 우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 트럼프 우세, 펜실베이니아 : 동률. 이렇게 계산하면 경합주에서 해리스는 62명, 트럼프는 32명을 확보한다고 한다.

계산을 해보았다. 두 후보가 확실히 우세한 주의 선거인단을 포함하면 해리스는 288명, 트럼프는 250명으로 해리스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챗GPT는 계산했다. 뭔가 이상하다. 해리스가 우세한 4개 주의 선거인단을 합치면, 15(미시간)+10(위스콘신)+11(애리조나)+6(네바다)=42명이다. 조지아(16)와 노스캐롤라이나(16)는 32명이 맞다. 해리스가 62명을 확보했다는 계산은 동률로 나온 펜실베이니아 19명을 더해도 1명이 모자른다. 펜실베이니아를 해리스 승리로 판단한 이유도 없고, 계산도 틀렸다.

어쨌든 챗GPT의 결론은 “현재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해리스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라고 했다. 또 “그러나 경합주의 표차가 매우 적어 최종 결과는 선거 당일까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챗GPT의 답변 화면

아무래도 결과가 미심쩍다. 챗GPT에게 좀 더 자세하게 질문을 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알겠다. 그래도 미국 여론조사 회사들이 경합 주에서 최근까지 어떤 결과를 얻었고, 또 추세는 어떤지 종합해서 분석하면 몇개의 경합 주에서 누가 조금이라도 더 앞서 있는지 분석할 수 있을거야. 경합주의 예측 결과로 선거인단을 배정하면 최종적으로 어느 후보가 조금이라도 더 앞서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미국 미디어와 여론조사 회사의 자료를 찾아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과를 설명해줘.”

이번에는 좀 더 뜸을 들이더니 또 다른 결과를 내놨다. 해리스가 우세한 곳은 미시건과 위스콘신 2곳이고, 트럼프는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3곳에서 앞선다고 했다. 애리조나가 해리스에서 트럼프에게로 승자 예측이 달라졌다. 동률인 곳은 펜실베이니아에 네바다가 더해져 2곳이다. 결국 트럼프가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펜실베이이나와 네바다의 결과에 달려 있다는게 챗GPT의 새로운 분석이다.

불과 30분 정도 앞선 질문과는 내용도 결론도 다 다르다. 물어볼 때마다, 또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는 챗GPT의 속성은 검색 기능을 더해도 그대로였다. 그리고 참조한 자료 역시 한국의 언론이 많았다.

영어로 질문하면 답이 달라질까?

영어로 질문을 하면 답변이 달라지는지 다시 테스트를 해보았다.

“Who will win in the swing states for the 2024 US presidential election?”(2024 미국 대선에서 누가 경합주에서 이길까?)라는 질문에 뉴욕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207toWin 등 영문 매체를 링크하면서 답변했다. 결론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3곳에서 트럼프가 1~2%포인트씩 앞서고 있고, 해리스는 미시간에서만 1.1%포인트 우세이며, 네바다는 “두 후보가 사실상 동률을 이루며, 트럼프가 약 0.2% 앞선다”, 펜실베이니아 역시 트럼프가 0.3%포인트로 근소하게 앞선다, 위스콘신은 두 후보가 동률이다, 라고 요약했다. 위스콘신에서 해리스가 앞선다고 했던 한국어 답변보다 민주당에 더 불리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차이가 여론조사 오차 범위 내에 있어서 결과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투표율과 유권자의 마지막 변화가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게 챗GPT의 결론이었다. 다시 한번 정밀한 분석으로 결과를 예측해보라고 종용했지만, 마찬가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챗GPT가 인용하고 검색한 결과도 비슷했다.

챗GPT가 영문으로 미국 대선 결과를 예측하면서 참고한 곳들의 링크를 이렇게 제시했다.
브라우저 검색창에서 GPT를 바로 쓴다

이런 결론을 내놓기 까지 챗GPT는 검색 기능을 활용해 많은 링크를 제시했다. 기자는 화면을 갈무리하기 위해 링크를 누른 것 외에 별도로 자료를 들여다 볼 필요는 없었다. 뉴욕타임스나 더타임스 같은 매체의 특집 기사, 여론조사를 분석하는 전문 사이트들의 링크가 있었지만 필요한 내용은 이미 챗GPT가 요약해서 답했기 때문이다. 서치GPT가 널리 쓰이면 온라인에서 자료를 찾는 방식이 크게 바뀔 수 밖에 없겠다.
브라우저 검색창을 챗GPT로 바꿔주는 확장 프로그램이 1일 크롬 웹스토어에 등록됐다.

뉴스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글과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 서비스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서치GPT를 공개하면서 동시에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을 챗GPT로 바꾸는 부가 기능도 제공했다.

크롬 브라우저의 웹스토어에는 1일 챗GPT검색을 기본으로 하는 확장앱이 등록됐다. 이 기능을 설치하면,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는대로 챗GPT가 답을 해준다. 기자는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통해 네이버 검색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챗GPT로 바꿀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

검색창에서 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보다 앞서서 검색AI 기능을 제공한 퍼플렉시티 같은 서비스는 단순히 자료 요약만이 아니라 추천과 쇼핑, 결제 같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액션AI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AI와 검색의 만남은 1994년 월드와이드웹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검색창에 '서울 둘레길 추천'을 넣자 챗GPT가 이런 화면을 만들어 냈다.

김지방 디지털뉴스센터장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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