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쓰려 하지 말고, 우리 음악 즐겨 보세요

이종성 2024. 11. 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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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인디밴드의 결정체, 브로콜리 너마저

[이종성 기자]

 혼성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사진 왼쪽부터 멤버 덕원, 잔디, 동혁, 류지 )
ⓒ 브로콜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 '앵콜요청금지', '졸업', '유자차',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등 여러 히트곡으로 대한민국 인디 음악계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

5년 만에 네 번째 정규 앨범 <우리는 모두 실패할 것을 알고 있어요>를 10월 1일 발매하고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3인조(덕원, 잔디, 류지)였던 밴드에 실력파 기타리스트 동혁이 멤버로 합류, 탄탄한 팀워크를 통해 브로콜리 너마저의 더욱 완벽해진 음악을 기대하게 된다.

앨범 발매 전 미리 공개된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를 포함 총 열 두 트랙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명의 단편 만화집 <우리는 실패할 것을 알고 있어요>도 함께 출간돼 듣고 보는 재미와 관심을 더해 주고 있다.

연말 콘서트 준비 등 여러 음악 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 네 멤버와 10월 24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시 향동에 위치한 밴드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5년 만에 앨범 발매... "숱한 과정들 거쳐 곡들로 완결"

- 얼마의 작업 기간을 거쳐 완성된 앨범인가?
덕원 (아래 '덕): "지난해 하반기부터 데모 버전을 만들기 시작해 약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물론 앨범 수록곡 중 절반은 그전에 만들었다. 대체적으로 기초적 가사와 멜로디, 쓰고 싶은 코드 등 틀을 우선 만들고, 이후 멤버들과 협의를 하면서 녹음 작업을 거쳐 완성하게 됐다."

-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음반이다.
잔디 (이하 '잔'):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 정규 앨범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 우리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들을 충분한 시간의 음악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표지에 담긴 단풍나무 씨앗은 때로는 떠오르기도 때로는 가라앉기도 하는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데, 3집 이후 5년이란 기간 동안 숱한 과정들을 거쳐 곡들로 완결된 의미도 있다."

덕: "어쨌든 물리적으로 세 개에서 네 개가 된 것,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나?(웃음)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듯 하다."

- 새로운 멤버 동혁 뮤지션이 함께 참여한 앨범이기도 하다.
류지 (이하 '류'): "이미 5년 넘게 객원 기타리스트로 우리 밴드와 더불어 연주 활동을 했던 터라 정말 자연스럽게 멤버가 됐다. 무엇보다 정규 앨범 발매 작업을 하기 전 정해야 하는 일이어서 시기도 적절했다."

덕: "함께 일하고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을 멤버들 모두 명확하게 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브로콜리 너마저와 음악 동료로서 긴 시간을 공유한 동혁 뮤지션이 주는 친근함과 편안함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다."

- 어느 순간,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일원이 된 것을 실감했나?
동혁 (이하 '동'): "<다정한 음력 사월>이란 정규 4집 음감회에서 입단식을 치렀다. 지난 5월 나흘 간 팬들에게 정식으로 멤버가 돼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세 멤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웃음)."

류: "입단식을 위해 특별히 모자도 제작할 정도로 나름 신경을 썼다(웃음)."

- 앨범에서 어떤 곡을 추천하고 싶나?
잔: "먼저 2번 트랙 '요즘 애들'이다. 다양한 연령 층에서 이 곡을 즐겨 듣는다고 연락이 오는데, 아무래도 멤버 모두가 출연한 뮤직비디오의 인기 덕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한 곡 더 추천하자면 앨범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풍등'인데, 우리 밴드 사운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 시그니처 송이다."

덕: "선공개 곡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휘와 문구, 문장으로 표현된 가사와 편안하게 다가서는 멜로디가 어우러져 감상하기 정말 좋다. 또한 때로는 쉬어 가고 싶은 마음, 속도를 조절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만을 위한 소중한 순간을 가졌으면 한다."

류: "세 번째로 들을 수 있는 '되고 싶었어요'다. 밴드 음악의 실체를 제대로 담아 낸 곡이다."

동: "'되고 싶었어요'와 바로 이어지는 4번 트랙 '윙'이다. 밴드 사운드가 가장 잘 구현된 음악들이고, 네 기타 연주로 마무리되는 곡들이기에 좀 더 애착이 간다."

"잉글랜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무대 서고 싶다"

- 'CM'이란 곡이 색다르게 다가선다.
덕: "그런가?(웃음) 브로콜리 너마저를 위한 짧은 광고 음악을 이번에 만들어 넣고 싶었다. 정규 앨범 수록곡들을 순서대로 듣는 분들에게 청량함도 전하고, 분위기 전환용 사운드로 제격이란 생각에 중간 부분에 'CM'을 수록했다."

잔: "카세트 테이프의 A면과 B면을 교체해서 듣는 것 같아 흥미롭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는 반응을 주신 분들도 있다(웃음)."

- 브로콜리 너마저의 밴드 역사도 상당하다.
덕: "같이 음악을 만들고 활동을 하면서 멤버 모두가 사소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리고 열심히 했다. 함께 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소통해 온 시간도 꽤 길다. 다들 잘 해 왔다."

잔: "꾸준히 일을 하다 보니 만나게 되는 지점이 있고, 같이 하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졌다. 무엇보다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이 생기고 점점 늘어나면서 브로콜리 너마저란 밴드도 그 자리에 오랜 세월 서있을 수 있었다."

- 고비가 찾아 온 때도 있지 않았나?
잔: "그룹이나 밴드를 하면 거의 대부분 그런 때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경험이 쌓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어느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르는 일이 생기면 묻거나 도움을 청하며 실마리를 풀려고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류: "얼마 전 부산에서 가졌던 공연이다. 그때 잔디 언니가 관객들에게 '요즘 애들' 뮤비에 나오는 춤 동작을 가르쳐 주고 따라하게 했다. 우리 밴드의 콘서트에서 처음 행해졌던 파격 그 자체였다(웃음)."

동: "올해 강원도 춘천의 상상 마당에서 있었던 <레코딩 & 플레이> 프로젝트 무대였다. 팬 사인회가 있어서 정식 멤버로 처음 인사를 나눌 수 있던 시간이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덕: "2집 발매 전후로 가졌던 공연들이다. 비수기 때 3일 씩 4주 간 단독 콘서트를 치렀는데, 팬들의 반응이 정말 뜨거워 '브로콜리 너마저가 라이브 밴드로서 음악 팬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지산 록 페스티벌 서브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관객들을 만났는데, '졸업'을 함께 따라 부르는 열정 가득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잔: "경남 산청에 있는 간디고등학교에서 가졌던 공연을 잊을 수 없다. 정말 '날 것의 공연'이었는데, 학생들의 맑고 순수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돼 평생 간직할 순간을 남겨 주었다."

-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무대에 서고 싶나?
동: "최적의 환경과 여건이 주어진 잉글랜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 무대에 서고 싶다."

류: "잠실이나 상암과 같은 스타디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잔: "11월 13일 대만 밴드와 <아시아 팝 스테이지>란 무대에 함께 설 예정인데, 앞으로 해외에서 공연을 하거나 다른 나라 밴드들과 협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덕: "아동 병원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공연을 소망한다. 빚을 지고 음악으로 그것을 갚아나가려는 책임감을 갖고 활동해 나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 2024년 남은 기간 어떤 활동을 갖고 있나?
잔: "다양한 일정 등이 계획돼 있다. 그 중 12월 서울, 부산, 춘천에서 치러질 연말 콘서트 준비로 더욱 바쁘게 지낼 듯하다. 총 8회 콘서트를 열 예정으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4집 앨범 수록곡들은 물론 친숙한 노래들을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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