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판 K-배터리' 노린다…DS단석, 다음달 HVO 플랜트 준공
국내에서 유일하게 HVO 전처리 시설
준공 전부터 공급계약…연간 수천억 추가 매출
미국 SAF 생산량 2030년까지 600배 증가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절감을 위해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량을 늘리기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빠르게 SAF가 기존 항공유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DS단석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승욱 DS단석 회장은 SAF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발빠르게 SAF 원료 공장 투자에 나섰다. 다음달 SAF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첨가바이오디젤(HVO) 전처리 플랜트 준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 석유·천연가스 대기업 필립스66과 1조216억원 규모의 SAF 목적의 전처리(Pre-treatment)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S단석은 다음달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HVO 원료 공급용 정제 프로세스 설비투자를 시작했다. 높은 생산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HVO 시장 주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폐식용유와 팜 부산물 등 동·식물성 원료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오일 정제 플랜트로, 연 3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서 HVO 전처리 시설을 갖춘 곳은 아직 DS단석이 유일하다.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SAF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를 생산해 필립스 66 인터내셔널에 공급한다.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매출을 인식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DS단석이 필립스66과 맺은 계약 기간은 2027년 11월30일까지다. 단순 계산으로는 연간 4000억원가량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DS단석 주가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한 DS단석은 최근 32.6% 올랐다. 시가총액은 5130억원을 회복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 10만원 회복까지는 아직 갈길이 남았다. 상장 이튿날에는 49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상장 전 투자했던 기관 투자가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는 뒷걸음질 쳤다.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물량도 대다수 소화하면서 주가 반등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승욱 DS단석 회장은 지난해 공장 착공식 당시 "2세대 바이오디젤인 HVO 원료 공급용 정제 플랜트 착공식을 시작으로 2026년 전처리 원료만이 아닌 HVO 자체 생산을 위한 50만t 규모의 플랜트 착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DS단석은 앞으로도 1세대 바이오디젤 수출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친환경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면서 대표적인 자원순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는 강력하게 SAF로 대체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승객 1명이 1㎞ 이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비행기 285g, 버스 68g, 기차 14g으로 비행기는 기차의 20배를 배출한다. 항공승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육상 운송의 경우 전동화 전환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지만, 무게 제약이 큰 항공기의 경우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친환경 연료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수단이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 절감할 수 있다. SAF가 이차전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SAF는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한 친환경 원료로, 기존 항공기에 급유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항공유에 첨가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SAF 단가가 기존 항공유 대비 2~8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각국 환경규제처는 현재 항공유 중 일정 비중을 SAF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항공부문 탄소배출 저감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항공유 10%, 2050년까지 100%를 SAF로 대체하기로 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SAF는 항공유 탄소중립의 유일 수단으로 미국 내 연간 SAF 생산량은 2021년 500만갤런에서 2030년 30억갤런, 2050년 350억갤런으로 700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국 내 생산·판매된 SAF에 대해 세액 공제를 제공해 연료 공급업체의 설비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EU는 2025년부터 항공유 중 2% 이상을 SAF로 급유해야 하고, 의무혼합비율을 2030년 6%, 2050년 70%까지 확대 할 계획이다. 일본도 2030년까지 자국 공항 내 항공기 급유 연료 중 10%를 SAF로 대체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SAF 공급원료 생산설비 용량이 급증하면서 2050년까지 누적 투자 규모가 최대 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0년간 항공업 지출액 4조3000억달러와 유사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SAF 생태계가 기존 제트유 산업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 스탠리는 2022년 0.1% 내외에 불과한 SAF 비중이 2030년 6%(EU 의무율)로 확대될 경우 관련 산업은 최대 4750억달러(655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50년 전 세계 SAF 수요가 4000억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항공유 수요(3500억~4000억t)와 비슷한 규모다.
하나증권은 "DS단석의 바이오 에너지 사업부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아 구조적 수혜가 예상된다"며 "올해 1월부터 이미 일본 최대 정유사 ENEOS를 비롯해 HMLP, 노무라사무소, 삿포로 유지 등과 SAF 연료 및 원료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2025년 바이오 에너지 사업부의 외형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DS단석은 오랜 기간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탄탄한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안정적으로 HVO 전처리 공정에 필요한 원료를 수급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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