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명태균의 임기단축 개헌 제안에 윤 대통령 "내가 2년짜리냐?"

손병관 2024. 11. 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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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김영선 (공천) 좀 해줘라" 대통령 육성 파문

[손병관 기자]

 11월 1일자 동아일보 4면 기사.
ⓒ 동아일보 PDF
1) "김영선이 '(공천) 좀 해줘라", 대통령 육성 나왔다

제3자가 녹음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의 육성이 10월 31일 공개되며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명씨가 들려준 음성파일을 재녹음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 김영선이 '(공천) 좀 해줘라고 했다"고 하자 명태균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한 17초 분량의 대화가 문제다.

명태균은 이 통화가 끝난 뒤 같은 날 오전 10시19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고 했는데' 이라대"라고 대통령의 전언을 전했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자 명단 관련해 (최종) 보고를 받은 시점은 윤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5월 10일 오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대표 사무실에서 유선전화로 명단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준석의 설명대로라면, 당대표를 건너뛰어 공관위와 대통령당선인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과) 상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한겨레에 "명씨가 하도 (김영선을 공천해달라고) 우니까 립서비스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명 씨가 김영선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중앙일보 사설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한마디로 구차하다"며 이렇게 썼다.

매사가 별것 아니라는 이런 대통령의 태도는 민심엔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뿐이다.

잘 알려졌듯 윤 대통령은 2018년 2월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새누리당의 총선(2016년)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한 당사자다.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직접 개입을 안 했어도 공모만으로도 공천 개입이라고 판결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이게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터이다. 듣기 좋으라고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난감하고 어이 없다.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1일 대통령실 국감에서 야당의 맹공이 예상된다.

한편,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 대통령 취임식 이전이라 당선자에게 공직선거법 적용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법 위반이 본질은 아닌 것 같다.

2) 명태균의 임기단축 개헌 제안에 윤 대통령 "내가 2년짜리냐?"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는 명태균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민주당이 공개한 파일에는 명태균이 주변 사람에게 "명 선생님이 아침에 놀라셔가지고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윤 대통령) 대통령으로서 자격 있는 거야?"라는 김건희 발언을 전하는 대목도 있다. 그는 자신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나오는 '오빠'의 정체가 논란이 될 때 애써 "친오빠를 말한 것"이라고 대통령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8일 명태균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1일자 신문에 실었다. 일부를 소개한다.

- 대선 캠프 때 대통령에게 건넨 조언은 무엇인가.
"취임하면 2024년 총선에 개헌하면서 그때 딱 물러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 양쪽으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라고 얘기했다. (윤 대통령이) 난리가 났다. 3일 동안 대통령한테 들들 볶였다. 대통령이 '내가 2년짜리 해야 되겠느냐'고 했다."

- 왜 그런 조언을 했나.
"5년을 버틸 수 있는 내공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너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지 않나. 지금은 대통령께서 가장 중요한 게 퇴임 후 안전하게 있을지 여부 아닌가 벌써 레임덕도 왔잖나. 한편으로 보수는 젖은 연탄이다. 도저히 불을 붙일 수 없다. 대통령 스스로가 그래서 번개탄 역할을 해야 하고, 그래서 (나도) 2년 만에 개헌하라고 얘기한 것이다."


명태균은 "검찰이 (땅을) 파지 못하는, 아버지 산소에 4대를 묻어뒀다"고 했는데, 대통령 육성이 공개되자 언론에 "묻어둔 증거를 다 태우겠다"고 했다. 창원지검은 같은 날 오전 명태균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안 그래도 '뒷북 수사'로 말이 많은데 검찰이 수사 방향이라도 제대로 잡아야할 것 같다.

3) 웨스팅하우스 이의신청 하루 만에 기각한 체코 정부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낸 이의신청을 받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건설 계약을 보류했다가 하루 만에 풀어줬다.

UOHS 공보팀은 한수원과의 계약에 "위반 사항이 없다"며 1심에서 양사의 이의 제기 대부분을 기각 또는 각하 결정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UOHS는 "이의신청자가 15일 이내에 항소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1심 판결로 인해 내년 3월로 예정된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CEZ)의 본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을 대상으로 자국 법정에 제소한 지식재산권 위반 소송은 아직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UOHS가 하루 만에 한수원의 계약 보류를 풀었다는 뉴스는 이날 밤 10시 30분에 외신을 통해 처음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신문에는 기사가 미쳐 실리지 못했다.

4) 번화가에 사람들 오지 못하게 막는 일본의 핼러윈 대책

2년 전에 벌어진 이태원 참사는 다중밀집 인파 사고에 대한 관의 대응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참사 이후에는 관의 책임자에 대한 기소 및 재판에 관심이 쏠렸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시부야구와 신주쿠구의 대응은 '역발상'에 가깝다. 핼러윈에는 인파가 많이 몰릴 것 같으니 아예 방문을 자제하라고 호소해서 사람들의 발길을 끊게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시부야구는 작년 핼러윈에, 신주쿠구는 올해 8월에 '핼러윈 노상음주 금지' 조례를 각각 제정했다. 특히 시부야구는 지난달 1일부터는 시부야역 주변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1년 내내 야간(오후 6시부터 새벽 5시까지)에 음주를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핼러윈 전날인 10월 30일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부야역 '명견(名犬) 하치코' 동상 주변에 흰 천막을 둘러쳤다. "여기는 볼 거 없으니 딴 데 가라"는 위협에 가깝다. 실제로 조례 시행 뒤 길거리 음주가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한다.

하세베 겐 시부야구 구청장은 조선일보에 "한국 핼러윈 참사를 보면서 사고는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나 상인들 사이에 불만은 없냐"는 질문에 "아무리 핼러윈이라지만 결국엔 (시부야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파티 장소가 된 것 아니냐. 다소 위압적으로 느껴져도, 경비를 강화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 "보안사가 지켜본 법정진술 믿기 어렵다", 48년 만의 무죄 선고

법원이 1975년 통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 재심에서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1968년 중앙정보부가 적발해 낸 통혁당은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단체였다. 이듬해 7월 10일 통혁당을 이끈 김종태가 사형을 당하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이틀 만에 김종태에게 영웅 칭호를 수여하기도 했다.

박정희정부는 통혁당 관련자들을 처벌한 후에도 재건 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공 혐의자들을 무차별 수사했다.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가 대규모 간첩단 사건을 적발했다는 발표를 남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재일거류민단 부단장 진두현과 방위사업체 직원 박석주는 1976년 법정에서 사형과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받았는데, 서울고법이 이들에 대해 뒤늦게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진두현은 징역형으로 감형 됐다가 1990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후 2014년 사망했고, 박석주는 1984년 복역 중에 숨졌다.

검찰은 보안사에서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유죄 판단은 바꾸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보안사 수사관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뤄진 법정 진술이 자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심 선고 재판에는 고인들을 대신해 진씨의 아내와 박씨의 아들이 각각 참석했다. 92세가 된 아내는 "내일 죽을 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 이 나이에 더는 괴로움을 당하지 않도록 (상고하지 않고) 이것으로 끝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 재정적자 누적에 연 71조 증세안 내놓은 영국

영국노동당 정부가 누적된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매년 400억 파운드(약 71조 원)씩 세금을 늘리는 증세안을 내놓았다.

1993년 보수당 정부가 내놓은 증세안 이후 최대 규모인데, 증세안의 대부분은 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근로자 건강보험과 연금 등 기업의 국민보험(NI) 부담금은 급여액의 13.8%에서 15%로 인상된다. 노동당정부는 영국 내 부유한 외국인에게 해외 소득에 대한 면세 혜택을 주는 '외국 거주자'(Non-Dom) 과세 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한 세수는 향후 5년간 127억 파운드(22조8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증세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며 이번 조치에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적잖다.

독립감시기구인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기업들이 증세 부담을 근로자에게 전가해 결국에는 근로자들이 180억 파운드에 이르는 임금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윤 대통령 공천개입 '육성' 나왔다
▲ 국민일보 = 尹 "김영선 해줘라 했다" 명태균 통화녹취 파문 "공천 지시·보고 없었다"
▲ 동아일보 =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尹통화 공개, 野 "공천 개입"
▲ 서울신문 = 北 ICBM, 역대 최장 86분 비행
▲ 세계일보 = "김영선 해줘라"… 尹·明 녹취 파문
▲ 조선일보 = 900만 '낀 세대'가 불붙인 정년 연장
▲ 중앙일보 = 여당 공천개입 의혹 '윤·명 녹취록' 파문
▲ 한겨레 = 윤 대통령 "김영선 해줘라 해" 육성 나와…공천 개입 정황
▲ 한국일보 = 尹 "김영선 해줘라" 녹취… 野 "공천개입 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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