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주춤’ 입주장 효과 나타나나…일단 한숨 돌린 무주택자들

배수람 2024. 11. 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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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목전…전셋값 상승폭도 줄어
대출 규제 강화 등 영향, 전세거래량도 감소세
“공급부족 우려 여전…일시적 조정 받더라도 상승세는 계속”
가을 이사철이 도래하고도 꺾이지 않던 전셋값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뉴시스

가을 이사철이 도래하고도 꺾이지 않던 전셋값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장에 전세매물이 늘어나는 데다 이달 들어 서울에서 6년 만에 최대 입주물량이 쏠아질 예정이어서 전세난을 우려하던 무주택자들이 일부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4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랐다. 10월 2주 0.10%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오름세는 76주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의 전셋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세부적으로는 금천(0.06%), 종로·강동(0.05%), 관악(0.04%), 광진·동대문·동작(0.03%), 강북·구로(0.02%) 송파(0.00%) 등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물 부족이 여전한 가운데 수요 대기 등으로 거래 및 매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가격상승에 대한 부담감 등 일부 단지에서 하락거래가 발생하며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부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음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건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 크단 분석이다.

전세 거래량도 줄어 지난달 31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건수는 7826건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1만건 이상을 줄곧 유지하던 전세 거래량은 7월 1만1726건에서 8월 1만1317건으로 감소한 이후 9월 들어 대폭 줄었다.

봄 이사철과 맞물린 지난 3월께 전세거래량이 1만3429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10월 거래량은 같은 날 기준 6783건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달에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시작된다. 이를 포함해 서울에선 11월 총 1만2784가구가 집들이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018년 12월(1만3022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대규모 입주장이 예고됐음에도 끄떡없던 전세시장은 입주가 다가올수록 점차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불과 3~4개월 전만 하더라도 2000건을 밑돌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매물은 지난달 31일 기준 2922가구로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들 물량을 더한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같은 기준 3만1684건에 이른다. 한 달 전(2만8406건)보다 11.5%나 증가했다.

전세난을 우려하던 것과 달리 시장에 매물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에서도 전셋값 하락이 감지된다.

올 초 24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118㎡ 같은 평형은 지난달 19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 5월 27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던 ‘반포자이’ 전용 165㎡ 같은 평형대는 지난달 6억원가량 낮은 21억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몰려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다만 서울의 공급부족 이슈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단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8월 말부터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실수요자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향후 정책 모기지는 물론 전세대출 상품에도 DSR 같은 대출 규제를 적용할지 모른다는 소문들이 무성한 만큼 규제에 따른 전월세 시장 풍선효과 등 부작용에 미리 대비 해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대규모 입주를 앞둔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상승폭이 줄더라도 전셋값 오름세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부담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등이 혼재해 전세시장에 좀 더 머무르는 수요가 늘어났을 뿐, 실질적인 공급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언제든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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