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하고 취객 말리고…요즘 세상, 이런 동네 [아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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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웃 간의 흉흉한 소식이 자주 전해지는 요즘,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마트 사장님이 있습니다.
김씨와 스튜디오 사장님은 곧장 차 문을 열고 차량 뒷좌석에 있던 사람을 꺼냈습니다.
이처럼 김씨는 '살만한 동네'를 위해 평소 주변에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라고 합니다.
김씨는 속초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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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웃 간의 흉흉한 소식이 자주 전해지는 요즘,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마트 사장님이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시 교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석주(51)씨입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30분쯤 마트의 앞뒷문을 열고 장사에 열중하던 중 무엇인가 타는 듯한 냄새를 맡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연기가 10분쯤 계속 유입되자 걱정이 됐다는 김씨. 그는 지난달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혹시 불이 난 곳이 있다면 화재를 진압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밖으로 나가 동네를 두 바퀴 정도 돌아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구석구석 살펴봐도 불이 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김씨는 전했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마트 건물 2층에 있는 스튜디오의 사장님에게로 가 연기를 목격했는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이후 스튜디오 사장님과 함께 건물 1층으로 내려왔고, 119에 신고하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죠.
그런데 그때 김씨의 눈에 창문이 뿌옇게 변한 차량 한대가 들어왔습니다. 조심스레 차량 근처로 가보니 매캐한 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합니다. 김씨와 스튜디오 사장님은 곧장 차 문을 열고 차량 뒷좌석에 있던 사람을 꺼냈습니다. 다행히 차량 문은 열려 있었죠.
김씨는 “이후 차량 안쪽을 자세히 살펴보니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곧장 양동이에 물을 담아와 불쪽을 향해 뿌리고 소화기로 잔불을 진압했습니다. 경찰과 119에도 잇따라 신고를 접수했고요. 스튜디오 사장님은 차량 안에 있던 사람을 토닥이며 달랬다고 합니다.
위기의 순간 합심해 사람을 구한 이웃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마침 인근을 지나가던 다른 상인도 상황을 파악한 뒤 곧장 물을 가져와 차량 주인에게 건넸죠. 이들은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차량 주인의 곁을 지켜줬고, 안전히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본 뒤에야 각자의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김씨는 ‘살만한 동네’를 위해 평소 주변에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 전날에도 취객 두 명이 싸우는 것을 보고 조심스레 다가가 말렸다고 하죠. 그는 “흉흉한 세상이지만 다들 동네 분들 아니냐”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차량 주인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씨는 속초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는데요. 심명섭 속초경찰서장은 “소중한 생명을 구함과 동시에 자칫 불씨가 주변 상가로 옮겨붙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지역 주민과 사고를 예방한 대표적인 주민 참여 협력 치안 사례”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웃 간의 흉악 범죄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 이토록 따뜻한 동네, 이토록 살가운 주민이라니. 마음이 훈훈해지지 않나요? 김씨가 말하는 ‘살만한 동네’는 주민들의 작은 선행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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