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평균 성장률 0.38%에도 정부 ‘회복세’만 반복 [무너진 상저하고②]

장정욱 2024. 11.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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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마이너스 이어 3분기 0% 성장
연간 경제성장률 달성 기대 어려워
지표 하락세에도 정부 여전히 ‘낙관’
전문가 “사실상 경기침체 시작한 것”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마이너스(-)에 이어 3분기 0.1%에 그치면서 연간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지는 흐름이다. 특히 경제 상황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 확신하던 정부 예측이 틀리면서 향후 정책 기조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 2022년 2분기 0.8% 이후 좀처럼 0%대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2022년에는 1분기 0.5%, 2분기 0.8%, 3분기 0.4%, 4분기 -0.5%에 그쳤다.

상저하고(상반기엔 경기가 안 좋다가 하반기에 나아진다는 전망)를 장담했던 지난해는 1분기 0.4%를 시작으로 2분기 0.6%, 3분기 0.8%까지 지속 상승하는 듯하다가 4분기 0.5%로 떨어졌다. 이 탓에 연간 성장률은 1.4%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는 1.3% 깜짝 성장하면서 내심 기대를 키웠지만, 2분기 곧바로 마이너스(-0.2)로 떨어졌다. 3분기에도 0.1%에 그치면서 재도약의 기대를 접게 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 이후 분기별 평균 경제성장률은 약 0.38%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는 늘 ‘경기 회복 가능성’을 외쳤다. 지난해 1.4% 성장으로 전년(2.6%) 대비 반토막에 그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0.4%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나름의 성과는 있으나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도 “전 세계적 고물가 속에서 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낮추고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고 자평했다.

같은 해 2분기 0.6% 성장 때도 추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 부진으로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개선되고 내년에는 확실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희망’을 얘기했다.

추 부총리는 “여러 변수가 있어도 상저하고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반기에 확실한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내년 경제성장률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2023년 3분기 0.8% 성장률을 기록하자 정부는 더욱 자신 있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은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내년 수출도 글로벌 교역량 증가, IT 중심 제조업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 2배 수준으로 반등, 내년 성장률은 주요국을 큰 폭으로 웃도는 2% 초·중반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5%로 상승 폭이 다시 좁아졌다. 전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 이에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종전 2.7%에서 2.9%로 상향 수정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성장률만큼은 0.1%p 낮춰 2.2%로 수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 중반대 기대하던 성장률, 1%대 벗어나기 어려워

이때도 정부는 “2024년에 세계 교역량 회복과 반도체 업황 호전 본격화 등으로 수출·설비투자가 개선돼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더불어 견고한 거시지표,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며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경제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올해 1분기 1.3% ‘깜짝 성장’했을 때는 물론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도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월 3일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경제 위기론을 펼치자 “(경제는) 확연하게 살아나고 있다. 세계 모든 전문 기관이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야당에서 소비 위축을 지적하자 “경제를 너무 낙관하면 안 되겠지만 경제 주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알려드리는 게 좋겠다”며 “경제는 수출부터 좋아지기에 수출이 좋아지면 투자가 좋아지고, 소비가 가장 나중에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응수했다. 더불어 “내수의 경우 2022~2023년 복합 위기 상황이었다가 벗어났다”고 했다.

정부의 경제 낙관론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어려운 현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28일 최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온 것에 대해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올해 성장률 자체는 4분기 숫자가 어떻게 나오든 간 잠재성장률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 부분은 저희가 예상대로 좀 회복이 되는 데 수출에 있어서 조금 일시적인 요인이 있지만 수출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 경기침체냐 이렇게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GDP 순환변동치가 작년 2분기에 바닥을 쳐서 올라오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정부와 달리 일부 전문가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3분기에도 사실상 정체 상태인 점을 꼬집으며 이미 경기침체 문턱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지만,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쳤다는 건 통상 예상하는 성장률을 크게 하회한 것”이라며 “‘상고하저’ 흐름으로 보면 수출을 비롯한 하반기 우리 경제는 어려울 게 자명하고, 목표했던 2%대 성장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수 꽁꽁, 수출 주춤한 데 미·중 갈등까지 커지면… [무너진 상저하고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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