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경종 의원 "청년의 '롤모델' 되는 민주당 만들겠다"
"청년들이 '정치 효능감' 느낄 수 있도록
당원주권시대 따라 청년 의제 다루고
이재명 대표에 '쓴소리' 마다 않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년 최측근으로 꼽히는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병·초선)이 지난 24일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최고위원회 아래에 구성되는 10개의 전국위원회 중 하나인 전청위는 청년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논하고,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모경종 신임 위원장은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블라인드 공개 채용을 거쳐 '10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급 청년비서관으로 발탁된 인재다. 그랬던 그는 현재 거대 야당 소속으로 22대 국회에 입성해 청년 의제를 다루게 됐다. 데일리안 취재진은 지난 29일 모 위원장과 만나 신임 청년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었다.
Q.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에 당선된 소감을 부탁드린다.
"우선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시고 표를 주신 청년 당원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선거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모두들 '이 시대에 걸맞는 이야기를 하는 청년위원회가 됐으면 좋겠다' '과거에 얽매이는 청년위원회가 아니라 작금의 시대에 맞는 민주당 청년위원회를 만들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그 목소리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다만 청년위원장 당선의 기쁨보다는 앞에 놓인 거칠고 험난한 여정의 시작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Q. 언급한 '이 시대'라는 건 어떤 시대를 의미하는 것인가.
"'각자 도생'의 시대다. 과거엔 청년들이 어느 집단에 소속돼 집단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집단을 위해 일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들은 각자의 삶과 행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같은 시대적 배경이 청년들을 정치와 자연히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Q. 그간 민주당에서 청년들이 주목받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모 의원이 이끌어갈 청년위원회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청년위원회라고 해서 '청년'이라는 키워드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청년을 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중심이 되는 민주당이 돼야한다. 청년의 문제는 그 세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부모 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에 걸쳐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자'고 자주 말하지만, 이는 협소한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당에서도 청년은 보살핌을 받아야 할, 관리하고 키워줘야 할 집단으로 한정해 왔는데 이런 관점을 바꿔야 한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해줘야하는 게 아니라, 각 분야별로 인정 받는 사람을 발굴해보니 청년이더라고 하는 '선후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청년위원회를 통해 민주당이 청년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당원중심주의'를 천명한 민주당이다. 다만 각종 선거에서 연령대별 투표율을 보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도는 저조하다. 청년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묘책이 있다면.
"우리가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 시대에 살고 있고 모두가 윤 정부의 무능과 무도함에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 정치권의 이야기가 정쟁으로 편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시대는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과 청년의 삶에 필요한 담론을 형성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든, 집권 여당이 어떤 당이든 진짜 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정치라는 것을 청년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 청년들의 정치 효능감이 정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지점이다."
Q. 작금의 현실은 결혼·출산·취업·정치 등 다방면에서 청년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청년위원장으로서 구상하고 있는 청년 의제는 무엇인가.
"우선 생계형 부채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우리나라의 흐름에 맞춰 살았을 뿐인데 어느새 빚을 지고 있다. 가깝게는 학자금 대출, 창업을 시작한 청년에겐 창업 대출, 결혼을 앞두고 주택을 구하는 청년들에겐 전세대출 등 결국 부채로 가득 찬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는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겪는 문제다. 그러나 삶의 시작점에 서 있는 청년들부터가 이런 문제에 직격탄을 맞은 채로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론 지방 소멸 문제다. 대다수 사람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을 갖고 상경을 결심하지만, 경쟁 속에서 청년들은 지쳐가기만 한다. 지방 소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국가적 의제로 다뤄야 하는 이유다. 청년들이 어느 지역에서라도 자신의 삶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치가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해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주거 빈곤 문제의 해결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셀러리맨 생활을 하며 월세나 전세방에 거주하는 실정이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월세나 전세대출 이자는 계속 오른다. 이런 중에 전세사기가 터지면서 청년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사회 초년생들이 빈곤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가 불가능한 사회 구조다. 청년 시절의 모든 시간과 청춘을 소진해야 겨우 탈피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면 청년들이 코인이나 투기성 자산 증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 살다보니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이런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이 민주당 청년위원회가 크게 다뤄야 할 의제라고 본다."
Q. 민주당엔 전국청년위원회 뿐만 아라 전국대학생위원회도 있다. 청년위원회와 대학생위원회는 어떤 관계인가.
"대학생위원회는 그동안 청년위원회의 하부 조직처럼 움직였던 것 같다. 절대 그래선 안 된다. 봉건우 대학생위원장 당선인께도 대학생위원회는 고유한 권한이 있고, 독립적 위치가 있으니 그 권한과 위치를 잘 지켜달라라고 부탁했다.
대학생위원회는 대학생이어야만 소속될 수 있는 만큼, 대학생으로서 생각하는 문제, 대학생 시절에 필요한 문제들에 대해 집중하길 바란다. 이외 정치 참여 같은 문제는 청년위원회 차원에서 좀 더 큰 의제를 다루는 게 맞다고 본다. 대학생위원회가 많은 일을 해야하겠지만, 역할 분담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이중 낭비가 될 것이다.
새로 구성되는 대학생위원회 위원장단이 현명하게 운영해주길 바란다. 저는 대학생위원회에 개입할 생각도 없고 도움 요청이 온다면 당연히 협력하고 협조할 것이다. 대학생위원회는 청년위원회가 지켜줘야 할 위원회라고 생각한다."
Q.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다짐과 포부가 있다면.
"실사구시 정신을 말하고 싶다. 정치는 결국 내 이야기를 담는 과정이다. 내가 가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혹은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면 그 목소리는 대중에게 전달 될 수 없다. 기초의원·광역의원 등 훌륭한 정치인들이 민주당에 많다. 훌륭한 정치 자산과 정치 재원들을 잘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청년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아울러 당원 주권 시대에 맞춰 다양한 정책적 의제들이 청년위원회에 모이고, 모인 의제들을 정교하게 정리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심화해서 정치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청년이 주체가 되고, 청년이 롤 모델이 되는 정당. 그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뛰어보겠다."
Q. 청년 관련 의제에 있어서는 이재명 대표에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인가.
"당연하다. 쓴 소리든, 제언이든 당대표는 특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청년위원회도 당내에 정해진 지위가 있다. 청년위원장으로서 그 지위를 포기하거나, 지위의 가치를 스스로 절하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당대표에게도 청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담론이라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장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위원회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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