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악재 속 실적 선방… 메모리 부문 영업익 7조 육박

심희정 2024. 11. 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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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부 중심으로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후발주자로 고전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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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반도체 실적 기대 못 미쳤지만
AI 등 제품 수요 적극 대응한 게 주효
HBM 5세대 제품도 공급 늘어날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부 중심으로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후발주자로 고전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6세대 HBM으로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영업이익 4조원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는 못 미쳤지만, 메모리 성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사업부의 적자를 고려하면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은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공지능(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한 점이 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고,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공급이 늦어지면서 3분기에 HBM3E 매출 비중이 예상보다 낮았지만, 4분기에는 공급이 확정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 HBM인 HBM4 양산에 성공해 차기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목표 시점과 같다.

반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모바일과 PC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부진했다.

갤럭시 신제품 출시 효과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MX와 네트워크(NW) 사업부 합산 매출 30조5200억원 중 29조9800억원이 MX에서 나왔다. 영업이익은 합산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갤럭시 Z 폴드6·플립6과 웨어러블 신제품 갤럭시 워치·링 등을 출시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플래그십 매출 증가를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와중에도 갤럭시 AI를 앞세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등 기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3분기 R&D 비용은 8조8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0.9%까지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에 짓는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에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지로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기대보다 낮은 영업이익에도 3분기 매출이 분기 최대 성적을 보인 만큼 올해 합산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매출이 306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최대 매출은 2022년 기록한 302조2300억원이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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