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틀만에 시총 11조 증발… 기업 거버넌스 리스크에 증시도 휘청

장은현 2024. 11. 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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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금양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기업 거버넌스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이 이틀 만에 10조8692억원 증발하는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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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급등 하루만에 하락
코스피 2550선 밀려… 비관 확산 전망


한국 증시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금양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기업 거버넌스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이 이틀 만에 10조8692억원 증발하는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보다 7.68% 하락한 9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29.94% 급락한 뒤 이틀 연속 하락세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통상 시장에선 유증 발행가액이 낮은 경우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시그널로 읽히는데, 고려아연은 1주당 모집가액을 67만원으로 정했다. 유증 계획 발표 전날인 지난 29일 주가는 154만3000원이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종료한 다음 날인 지난 24일 상한가로 치솟으며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경영권 분쟁 격화 전망에 연일 급등한 한미사이언스 주가도 전날보다 8.35% 하락한 4만7750원에 장을 마쳤다. 하루 전엔 전 거래일 대비 25.54% 급등했으나 다음 날 급락했다. 전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10점과 공시 위반 제재금 2억원을 부과받은 금양 주가는 전날 13.27% 하락 마감한 뒤, 이날 8.50% 올랐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가운데 기업 거버넌스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45% 하락한 2556.15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9월 11일(2513.37) 이후 30거래일 만에 255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863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로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묵묵부답”이라며 “시총 17위인 고려아연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거버넌스 위기가 한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시장 교란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차입을 통해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유증을 통해 67만원에 주식을 발행하겠다는 건 자해 전략”이라며 “회사의 주인이 전체 주주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고려아연의 ‘밸류 파괴’ 행위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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