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조준한 금감원… 2.5조 유상증자 빨간불

이광수 2024. 11. 1.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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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밖에 내부자 미공개 정보 이용과 회계부정 등도 조사·검사,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할 때부터 유증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이 밖에도 유증 발표 전 매매한 임직원과 준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 등은 별도로 꾸려진 테스크포스(TF)에서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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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불공정거래·회계부정 등 조사
위법 발견 땐 수사기관 이첩 경고
주관사 미래에셋 책임론도 거론
주주당 3% 청약 제한엔 신중 모드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등 자본시장 현황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밖에 내부자 미공개 정보 이용과 회계부정 등도 조사·검사,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전날 고려아연이 기습적으로 발표한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먼저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할 때부터 유증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31일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 회계 담당 부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증) 두 가지 사실을 알았고 하나씩 내보이는 것이라면 공개매수 증권신고서는 주요사항 누락으로 허위기재가 된다”며 “알고도 누락했으면 불공정거래 사항으로 신속하게 수사기관에 이첩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유증 계획을 숨겨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막는 ‘위계에 의한 부정행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7일 만에 유증이 추진된 시점을 고려할 때 동시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고려아연 부정행위가 입증되면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날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함 부원장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불법 행위를 알고도 행하는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유증 발표 전 매매한 임직원과 준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 등은 별도로 꾸려진 테스크포스(TF)에서 조사 중이다. 함 부원장은 “개연성 있는 혐의 내용을 중심으로 집중 조사 중”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유증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 외에도 고려아연의 회계처리 문제도 감리에 착수했다. 사업장 중단 등에 따른 충당 부채 미인식, 투자 관련 손상차손 과소 인식 여부 등을 심사 중으로 정식 감리 전환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금감원은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때처럼 유증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해 유증 절차를 일단 멈춰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함 부원장은 “법적으로 10일간의 리뷰 기간이 주어진다. 그 기간 내에 정정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며 “필요한 일이 발생하면 정정명령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문제로 제기된 주주당 3% 청약 제한과 관련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된 신한투자증권 상장지수펀드(ETF) LP 사태와 관해서는 “대략적인 파악이 됐다”며 개인의 이탈은 물론 조직 통제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고강도 처벌을 예고했다. 전날 두산그룹 스스로 정정하겠다고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해서는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하면 된다”라며 “가치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현재 제도개선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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