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험한 군사기술 거래 우려 키우는 북·러의 ‘나쁜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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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북한 ICBM 사상 최장 86분 비행, 기술 높인 듯
정찰위성도 재발사 조짐, 철저한 대비 역량 갖춰야
북한이 어제 평양 부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로 발사했다. 한·미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나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직후이자, 미국 대선을 닷새 앞둔 민감한 시점의 도발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는 육·해·공 전략 핵 부대를 총출동시켜 장거리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 북한이 이틀 만에 보란 듯이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하며 ‘핵 무력 공조’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12축 이동발사대(TEL)를 사용한 북한의 이번 신형 ICBM 발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행시간이 역대 최장인 점이다. 지난해 7월 화성-18형 ICBM의 비행시간은 74분이었는데, 이번엔 86분이었다. 북한의 ICBM 기술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아직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포탄과 탄도미사일에 이어 1만여 명의 북한 병력을 지원받은 러시아가 몰래 관련 군사기술을 제공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ICBM뿐이 아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5월 실패한 군사 정찰위성을 다시 발사하려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앞선 정찰위성 기술을 지원받아 북한이 감시·정찰 자산을 손에 넣으면 그만큼 한·미에 위협이 커진다.
앞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북·러 군사기술 밀착 징후는 여러 방면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북·러 군사동맹 조약’에 서명한 이후 가속도가 붙는 흐름이다. 지난달에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움직임이 처음 드러났고, 북한군 선발대가 이미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사상자가 70만 명이나 생긴 러시아는 부족한 병력을 값싼 북한 병력으로 벌충하고, 대신 북한은 어린 군인들을 총알받이로 투입한 대가로 외화벌이는 물론 군사기술 이전을 노리고 있다.
북·러가 침략 전쟁에서 이렇듯 손잡아 무력시위를 벌인다고 소기의 야심을 달성할 것이라 본다면 큰 오산이다. 러시아는 유럽과 유엔 무대에서 무책임한 국가로 비난받고, 북한은 국제법을 밥 먹듯이 위반하는 불량국가로 찍힌 지 오래다. 이번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 공격 대응 시나리오를 한·미 연합작전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용현 장관은 “러시아의 군사과학기술이 북한에 지원되면 위협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과대평가는 맞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충분히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절대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철저한 대응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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