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연속보도 반가워… 대안 제시 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

정진영 2024. 11. 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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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국민일보 2기 독자위 5번째 회의
국민일보 2기 독자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대회의실에서 올해 다섯 번째 독자위 회의를 하고 있다. 윤웅 기자


국민일보 2기 독자위원회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본사 대회의실에서 올해 다섯 번째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정무경 전 조달청장(독자위원장),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민경찬 비아출판사 편집장, 김의경 소설가, 민고은 법률사무소 진서 대표변호사, 남혁상 국민일보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정무경 위원장=제가 여름에 알프스를 갔는데 10년 전과 전혀 달랐다. 고도 4000m나 올라갔는데 눈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기후위기가 대단하구나 느끼고 왔는데, 국민일보가 얼마 전 사진기자들로 특별취재팀을 꾸려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를 연속 보도했다.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 파리협약 등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여러 움직임이 있는데, 실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특집기사를 보니 반가웠다. 다만 현장 취재만 있어서 아쉬웠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 제안 등 해법도 나오면 더 좋았겠다. 사진 취재를 한 현장기자들의 대담이나 전문가 대담을 통해 대안을 제시해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민경찬 위원=미국 대선 관련 보도도 국제 뉴스와 경제 뉴스에서 누가 우세한지 조금씩 다른 느낌이 든다. 국제 뉴스에선 카멀라 해리스가 우세하다가 지금 도널드 트럼프가 쫓아가고 경합이라고 나오는데, 경제 기사들을 보면 트럼프가 우세하다고 나온다. 아마 소스가 달라서 그런 듯하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CNN이나 뉴욕타임스는 방향을 틀고자 하는 의도가 있어 보이는데, 이것을 미국 언론을 무비판적으로 인용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경제 분야에선 냉철하게 트럼프가 우세하다고 보는 것 같다. 국제 뉴스와 경제 뉴스가 같은 이슈를 두고 다른 해석을 하는데 사전에 조율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안민호 위원=국민일보가 저평가돼 있다고 많이 생각한다. 포털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기사만 소비하는 시대에 독자들이 국민일보 콘텐츠를 꼼꼼히 읽으면 자기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현실적으로 신문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많이 소비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내용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언급하자면 퀄리티페이퍼는 자신만의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저널리즘 측면에서 어떤 가치를 갖고 드러내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얼마 전 국민미래포럼 행사가 있었는데, 1면에 20명이 모인 사진이 실렸다. 그런데 그 20명 중에 여성은 2명이다. 그 사진을 보고 전반적인 지면을 봤다. 칼럼 필진, 기고자 등이 대부분 남성이다. 일주일치 신문을 봐도 여성들은 그냥 일하는 사람, 서비스업에 종사하거나 사건의 피해자 사진이 많다. 이런 것들은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를 하거나 외부 기고를 받을 때도 그렇고, 여성이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사를 발굴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건 성별 문제지만 인종, 직업, 계층 문제도 다룰 수 있으면 어떨까 한다. 요즘은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니까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민고은 위원=AI의 발전으로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가 젠더 편향이다. AI에게 공무원을 그려달라 하면 남성, 의사는 남성, 간호사는 여성식이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학습자료는 사람이 만드는데, 그런 측면에서 사진과 이미지에 대한 고려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출산 전에 임신 직원에게 휴무를 주거나 유·사산 휴가를 확대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런 제도가 있다고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출산휴가 같은 긴 휴가는 기업들이 대체 인력을 마련하거나 하는데 5~10일 짧은 휴가의 경우 대상자의 업무를 보완할 직원이 없으면 그 직원이 휴가 쓰고 나오면 일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예 휴가를 쓰지 않는 식으로 활용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제도가 어느 정도 시행되면 대상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도 함께 조명해 주면 좋겠다.


김의경 위원=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놀라고 좋았지만,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어떤지 정책 등을 조명하는 보도가 나오면 좋겠다. 그리고 기후 변화는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반지하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포함해 기후 약자들의 이야기를 좀 해주면 어떨까 한다.

정 위원장=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며칠 만에 작가의 책이 50만부, 100만부 팔렸다는 기사가 넘치고, 출판업계가 밤 샌다는 등 기사가 나왔다. 작가의 작품세계 등 본질적인 것보다 이런 게 많았다. 그렇다면 제2의 한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한지, 어떤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필요한지 등을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식으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다면 차분하면서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민경찬 위원=지역 도서관 예산이 줄고 있는데,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도서관들이 축제 분위기를 누리면서도 지역 도서관에 다른 작품을 못 넣는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국민들의 지적 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한다.

안 위원=매일 지면에 실리는 것 중에 ‘이걸 보려고 국민일보 구독해’ 하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 국민금융포럼에서 경제 교육을 어떻게 할 건지 논의한 것처럼 다른 아이템들도 기획하면 좋겠다.

정 위원장=경제 전반에 대해 교육 필요성을 환기하는 게 좋겠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고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 교육과 관련된 고정 코너가 있으면 좋겠다.

정리=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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