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맞춘 北 ‘도발 타이머’…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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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닷새 앞둔 31일 올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올해는 전술핵 투발 수단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에 주력했던 북한이 최근에는 HEU 생산 시설, ICBM 기지를 차례로 공개했다"며 "결국 미국을 향해 핵 협상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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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통해 핵보유국 인정받고 美의 군축 요구 도출하려는 속셈”
북한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닷새 앞둔 31일 올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9월 13일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시설을, 지난 23일에는 전략미사일 지하 기지를 최초로 공개하는 등 미 대선에 ‘도발 타이머’를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미사일 역량을 과시해 온 북한이 7차 핵실험마저 곧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은 최근 미국 내에서의 존재감이 약했는데, ICBM 발사를 통해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핵 군축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나오게 하려는 것”이라고 이날의 ICBM 발사를 평가했다. 미국 정치권에는 ‘북한 비핵화’를 비현실적 구호로 보면서 차라리 핵 보유를 인정한 후 협상을 통해 위협을 줄이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의 ICBM 도발은 미국 차기 정부에 이런 인식을 부각시키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올해는 전술핵 투발 수단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에 주력했던 북한이 최근에는 HEU 생산 시설, ICBM 기지를 차례로 공개했다”며 “결국 미국을 향해 핵 협상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 들어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과 600㎜ 초대형 방사포, 화살 순항미사일 개량형 및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을 시험발사했다. 지난해 다섯 차례나 시험발사한 ICBM은 올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미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발사를 재개한 것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한국을 겨냥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왔다. 북한은 한·미 국방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지 불과 4시간 만에 ICBM을 발사했다. 공동선언문에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한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파병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한국의 관심을 한반도 쪽으로 돌리려는 하나의 전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나토(NATO) 등과 공조해 북·러를 압박하는 한국에 대한 견제라는 것이다.
다만 미 대선을 앞둔 때의 ICBM 도발에 대해 ‘북한의 패착’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에 이로운 핵 군축론 입지를 오히려 좁힌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때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발사하면 북한에는 역효과”라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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