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한국인 간첩 구속?… 한·중은 지금 반도체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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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던 50대 한국 교민 A씨가 간첩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된 배경에 '한·중 반도체 전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씨가 중국 수사 당국에 연행된 지난해 12월 18일 무렵에도 한국은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출로 떠들썩했다.
중국 당국이 A씨의 단순 정보 유출을 문제 삼았다면 한국의 첨단 기술 유출 단속에 대한 맞대응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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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적발 12건 중 10건이 중국 관련”
SCMP “기술경쟁 美 등 방첩 강화”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던 50대 한국 교민 A씨가 간첩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된 배경에 ‘한·중 반도체 전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한국 기업 등의 선진 반도체 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 있고, 한국은 첨단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3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한국이 중국으로의 첨단 기술 유출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FT는 “올해 한국 경찰에 적발된 첨단 기술 유출 사건 12건 중 10건이 중국 관련”이라고 전했다.
A씨가 중국 수사 당국에 연행된 지난해 12월 18일 무렵에도 한국은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출로 떠들썩했다. 5일 전인 12월 13일 서울중앙지검은 16나노급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넘긴 혐의로 삼성전자 전직 부장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창신메모리는 A씨가 근무했던 곳으로 A씨는 이 회사 기밀 유출을 의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와 옛 하이닉스반도체 임원을 지낸 최모씨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설계도를 빼돌려 중국 시안에 동일한 공장을 세우려 한 혐의로 국가정보원과 검찰에 체포됐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중 양국과 관련한 산업 스파이 사건을 더 많이 볼 가능성이 크다. 양국이 반도체를 국가안보의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가 유출했다는 첨단 기술의 존재에 의문을 표하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격차가 다소 좁혀지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벤 포니 서울대 연구원은 FT에 “창신메모리의 기술이 한국보다 뒤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A씨가 한국 경쟁사에 영업 비밀을 넘기는 것으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A씨의 단순 정보 유출을 문제 삼았다면 한국의 첨단 기술 유출 단속에 대한 맞대응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A씨의 딸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프로젝트 권한은 대만인이 주로 갖고 있었고 한국인은 옆에서 서포트해주는 정도였다”며 A씨가 기밀에 접근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서방의 기술 경쟁에 주목했다. SCMP는 “이번 사건은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전쟁 등 서방과 경쟁 심화로 방첩 활동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20년부터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한국 등 동맹국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위해 반도체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정보 유출을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지난해 7월 반간첩법을 대폭 강화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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