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돌아온 이호준 감독 “행운의 27번 달고 다시 시작”
“열심히 뛰는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겠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를 맡은 이호준(48)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이 감독은 31일 경남 창원 올림픽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만의 지도 철학과 선수단 운영 청사진을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서재응 신임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주장 박민우 등 선수단이 참석해 이 감독의 취임을 축하했다.
NC는 지난 22일 제4대 감독으로 이호준 LG 트윈스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NC는 “이 감독의 열린 소통 능력과 검증된 리더십 등을 높게 평가해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광주일고를 나온 이 감독은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고교 시절까지 투수로 활약했지만, 프로 입문 후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SK 와이번스와 NC를 거치면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도 카리스마를 뽐냈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내세워 후배들을 통솔했다. NC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해 이 감독에게 3년 최대 14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취임 직후 선수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던 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열심히 뛰고 성과를 낸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겠다. 1군과 2군 선수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 또, 경쟁을 통해 전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장된 자리는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에선 이 감독의 등 번호도 관심을 끌었다. 야구 감독은 보통 일반 코치처럼 70~80번대의 등 번호를 단다. 2021년부터 2년간 LG 지휘봉을 잡았던 류지현 감독이 현역 시절 백넘버인 6번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올해 10개 구단 감독은 모두 70~89번 사이의 번호를 달았다.
현역 시절 27번을 달고 활약했던 이 감독은 선임 직후 “27번은 달지 않겠다. 27이란 숫자의 행운은 선수로서 모두 끝났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27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서는 “많은 팬과 임직원께서 27번을 달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셨다. 감독은 혼자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구성원의 의견을 잘 종합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27번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2017년 NC에서 마련해준 은퇴식 때 입었던 재킷을 다시 걸치고 취임식을 하니까 감회가 새롭다. NC가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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