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교들, ‘크록스’ 금지령 내렸다… 이유 살펴보니

이슬비 기자 2024. 10. 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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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러 학교에서 '크록스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여러 매체는 지난 30일 미국 최소 12개 주에서 수십 개 학교가 안전을 이유로 크록스 신발 착용 금지에 나섰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남쪽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모든 학생은 안전을 위해 앞이 닫힌 신발을 신어야 한다(크록스 금지)"라고 교복 관련 규정에 명시했고, 플로리다주 라벨 중학교는 "크록스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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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미국의 여러 학교에서 '크록스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여러 매체는 지난 30일 미국 최소 12개 주에서 수십 개 학교가 안전을 이유로 크록스 신발 착용 금지에 나섰다고 밝혔다. 크록스는 고무로 된 폭신한 재질에 앞코가 뭉툭한 신발로, 최근 Z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사람)와 알파 세대(2010년부터 현재까지 태어난 가장 어린 세대)가 애용하는 브랜드다. 인기를 등에 엎고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약 55% 상승하기도 했다.

크록스를 신는 학생이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크록스를 신고 미끄러지거나 학교 복도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재현한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최근 다수의 학교는 크록스 착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애틀랜타 남쪽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모든 학생은 안전을 위해 앞이 닫힌 신발을 신어야 한다(크록스 금지)”라고 교복 관련 규정에 명시했고, 플로리다주 라벨 중학교는 “크록스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조지아주의 레이크 시티 초등학교도 크록스를 금지하는 복장 규정을 최근 마련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시오반 조슈아는 "딸이 크록스를 신었다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져 정강이를 여덟 바늘 꿰맸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외출할 때나 학교 밖에서는 크록스를 즐겨 신는다"고 했다. 한편 크록스 측은 블룸버그에 "금지 조치가 증가했다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알지 못한다"라며 "학교에서 신발을 금지하는 것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크록스는 정말 위험할까? 의학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 크록스는 앞코가 헐렁해 낙상 위험을 높인다. 사람을 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바닥에 닿은 뒤 허공을 뒤에서 앞으로 차고 나가면서 걷는다. 크록스는 발 앞부분에 여유가 많아 뒷발 스윙을 할 때 본인이 미처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게 된다. 이 부분이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자칫 빨려 들어갈 수 있고, 마찰이 심한 바닥에서는 바닥에 닿거나 끌려 넘어지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이전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신발이 발과 안정적으로 밀착되지 않으면 디딜 때 불안정해 내 의지대로 디뎌지지 않는다”며 “여기에 크록스는 소재까지 부드러워 빨려 들어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큰 사이즈를 골라 앞축에 빈 곳이 많거나 신발의 재질이 너무 부드럽다면 크록스가 아닌 다른 신발도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장시간 활동하는 사람에게도 크록스는 좋지 않은 선택이다. 바닥은 푹신한데, 발목을 잡아주는 안정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크록스는 발을 제대로 감싸지 않아, 신발 안에서 발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다. 이 때문에 쉽게 발목이 비틀리거나 뒤틀린 채 신발 바닥을 밟게 되는데, 바닥이 푹신해서 자세가 무너지고 결국 다른 근육이 안정성을 잡기 위해 애쓰도록 한다.​ 장시간 움직이는 사람은 발목과 종아리 부근의 피로가 커질 수 있다. 또 신발 뒤축에 심지가 없으면 뒤꿈치를 디딜 때 안정성이 떨어진다. 우리 몸은 발이 신발에서 빠져나갈까 봐 발가락에 강한 힘을 주게 된다. 발 모양이 이상해질 수 있고, 힘줄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여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크록스뿐 아니라 뒤축에 심지가 없는 뮬, 슬리퍼 등에 모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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