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 맞던 애가 90점 맞았다"…발칵 뒤집힌 분당 고등학교, 왜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근의 학원이 내준 예상 문제와 상당수 겹쳤기 때문인데 학교 측은 재시험을 실시했다.
A고교는 지난 18일 "시험 문제 유출이 의심된다"며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B 학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학교 측은 "실제 시험 문제와 학원 내줬던 문제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확인돼 유출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 및 성남교육지원청에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은 지난 4일 봤던 수학2 과목 2학기 중간고사를 28일 다시 치렀다. 총 22문항 중 18~19개 문항이 B학원이 시험 직전 보강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예상 문제와 거의 같았던 탓이다. 숫자와 선지 순서만 바뀌었고 동일한 풀이 방식이 사용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특히 학원을 다니는 학생 5명이 모두 90점을 넘겨 의혹이 증폭됐다. A학교 수학 시험은 내신 변별력을 위해 평균이 30~40점일 정도로 어려운데 특정 학원 수강생만 90점을 넘기니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원래 50점 밑으로 받는 친구들인데 50점 넘게 점수가 올라버리니 당연히 의심이 할 수밖에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B학원 강사는 "학교에서 쓰는 부교재와 학생들에게 들은 정보를 취합하는 등 출제 경향성을 분석해 적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성적이 급상승한 학생에 대해선 "직전 시험을 망친 학생들이 이번에 성적이 올랐다"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학원과 아이 잘못이고 그만큼 올릴 수 있는 건 학교와 모종의 관계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냐"고 반박했다. 앞서 학원은 시험 직후 '점수가 50점이나 오른 학생이 있다'며 홍보했었다.
경찰은 조만간 B학원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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