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하기' 나선 국힘... "사건의 실체 없어 보여"

당 공식 대응 자제하는 가운데 홍준표 "윤석열 역량 출중", 박수영 "찻잔 속 태풍" 항변

[곽우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며 파문이 이는 가운데, 여권 일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 구하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변인들이 31일 오후 현재까지 침묵하는 가운데, 녹취의 정치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이다.

홍준표 "대화 녹음 폭로는 양아치 짓... 윤석열 후보 역량 출중"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구광역시-지역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연달아 본인의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며 현 여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홍 시장은 "구속되기 싫어서 제멋대로 지껄이는 선거 브로커 하나가 나라를 휘젓고 있고, 야당은 이에 맞추어 대통령 공격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여당은 보이지 않고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 하는구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박근혜가 그래서 간 거다"라며 "우리 당 일부 중진들이 배신하고 야당과 야합하는 걸 보면서 한탄한 그때처럼, 한 줌도 안 되는 정치 낭인들 모아 내부 총질이나 일삼으니, 꼭 탄핵전야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싫어도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정치판을 모르고 정치에 뛰어들다 보니. 대선 후보 경선 때 윤 후보 측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다 붙어 있었다"라며 "명태균이도 그 중 하나이고, 우리 당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가서 폭로에 가담하고 있는 사람도 그 부류다"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전 서원대학교 석좌교수를 저격한 것이다.

홍 시장은 "대화를 몰래 녹음해서 폭로하는 건 양아치나 하는 짓"이라며 "더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온갖 잡동사니 데리고도 대통령이 된 것은 그만큼 윤 후보가 역량이 출중했다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비록 지금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훌훌 털고 다시 일어 서리라 나는 굳게 믿는다"라며 "윤 대통령이 무너지면 우리 진영이 붕괴되고, 대한민국은 또다시 좌파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된다. 모두 정신 차리자"라고도 덧붙였다.

앞선 게시물에서는 '특별감찰관' 문제를 거론하며 용산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동훈 지도부를, 뒤이은 글에서는 의혹 폭로에 나선 인사들을 공격한 셈이다.

박수영 "명태균 녹음파일,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 사건 실체 없다"

▲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22대 총선에서 당선한 박수영( 부산 남구) 국민의힘 국회의원. ⓒ 김보성

박수영 국회의원 또한 같은 날 본인의 SNS에 "명태균이란 자의 이른바 녹음파일 공개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 같다"라며 "우선, 윤 대통령님도 윤상현 공천위원장도 이준석 당시 당 대표도 그런 일 없다고 하니 사건의 실체가 없어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녹음이 된 5월 9일은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이라 법률적 신분상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당선인의 신분에 불과하다"라고 항변했다. "대통령님의 평소 성정으로 보아 대통령실이 밝힌 대로 기분 나쁘지 않게 얘기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라는 이야기였다.

특히 그는 이전 정권을 거론하며 '물타기'에 나서기도 했다. "대통령이 진짜 개입한다면 문재인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정도는 되야 개입이다"라며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통으로 개입하고 울산경찰청장과 다수의 경찰이 개입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아니, 윤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대통령실을 동원하길 했나, 창원경찰서장을 동원하길 했나?"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도 가지가지고, 이재명 살리자고 문재인 죽이는 수를 택한 것 외에 아무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