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7년 수소 기술 축적한 이니시움 공개…항속거리 650km
“외환위기 당시 모두가 움츠려 있었을 때, 현대차는 오히려 담대하게 수소에 투자했다. 어려웠던 시기임에도 수소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돈 걱정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보라’고 응원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31일 차세대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처음 공개하며,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개발 27년 역사와 개발 당시 에피소드를 이렇게 소개했다.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올곧은 신념’ 행사장에서다.
“돈 걱정 말고 만들라” 정몽구 지지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할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을 의미하는데, 현대차 측은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넥쏘’보다 수소탱크 용량을 키우고 휠과 타이어 기술을 향상해 1회 충전 시 항속거리를 650㎞(넥쏘는 609㎞)이상으로 늘린 게 특징이다.
이니시움 디자인 콘셉트에는 ‘아트 오브 스틸’의 개념이 반영됐다. 스틸(철)의 탄성에서 오는 강인함을 강조해 수소의 순수함을 부각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램프 디자인엔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에이치투(HTWO)’의 심벌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해, 수소전기차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에이치투(HTWO)’를 발표하고,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전반의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수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운전자가 수소충전소를 경유해 목적지까지 가도록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루트플래너’를 만들었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만큼 야외활동을 고려해, 차량 외부 단자는 220볼트(V) 가정용 콘셉트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수소전기차 특화 사양을 적용했다.
장재훈 “누구든 수소 협력해야”
장재훈 사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친환경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소전기차를 출시한 이유에 대해 “친환경차 방향성은 시차의 문제일뿐, 분명히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모빌리티로 수소를 시작했지만, 수소생태계 전반의 솔루션·애플리케이션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게 목적”이라며 “수소전기차 신차 발표도 이정표를 만들어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고 리더십을 강화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을 만난 뒤, 수소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두 회사의 협력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토요타는 세계 수소 산업의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의 창립(2017년) 회원사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장 사장은 “토요타가 수소를 잘하고 있어 배워야 할 부분도 많다. 토요타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 등과도 경계 없이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적 솔루션에 대한 시너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수소에 대해선 많은 협업을 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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