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국세수입 11.3조 덜 걷혀…법인세 17.4조 감소

김주원 기자

올 3분기까지 걷힌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 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현재의 세수 부족 흐름대로면 9월 재추계했던 연간 결손 전망치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 1~9월 누적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조3000억원 줄어든 255조3000억원이다. 1~8월(-9조4000억원)보다 세수 감소 폭이 확대된 상황이다.

계속되는 세수 부족은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인한 법인세 수입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1~9월 법인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7조4000억원 덜 걷혀 5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법인세수 감소에 대해 “중간예납 규모 감소에 따라 분납세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이 세금 부담을 분산하고, 정부는 안정적으로 세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인세 일부를 나눠 낼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달 정부는 올해 연간 국세 수입이 예산보다 29조6000억원 덜 걷히며 337조7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연간 국세 수입 예측이 맞으려면 남은 4분기 82조4000억원을 더 걷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연간 예상(63조2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8조7000억원이 더 걷혀야 한다.

1~9월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대금이 지난해 수준으로 줄어든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감소했다. 관세도 수입액이 전년 대비 2.5% 줄어 3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의 경우 9월 한 달 동안에는 기업 설비투자 증가로 환급액이 늘면서 수입이 감소했지만, 1~9월 누적으로는 전년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소득세도 1~9월 이어진 높은 금리 수준에 따라 이자소득세 등이 늘며 4000억원 증가했다.

연간 예산 대비 국세 수입 실적을 말하는 진도율은 9월까지 69.5%를 기록 중이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인 78.3%보다 8.8%포인트 부진한 상태다.

기재부는 9월에도 국세 수입 감소가 확대되긴 했지만, 연간 수입에 대한 재추계 결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9월 실적에서 부가세 세수가 크게 줄긴 했지만, 재추계에서 발표한 연간 전망치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이 감소한 것은 올해 대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내년 법인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11월 중순에 3분기 상장 기업 실적이 나오면 올해 기업 실적 전체에 대한 판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실적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국세가 정부 예산안(382조4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적은 378조5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