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여성포럼]"일·가정 양립, 인구절벽 극복 지름길 될 것"

최유리 2024. 10. 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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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 개최
'여성, 기업에 요구하라' 주제
참석자들이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여성리더스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우병현 아시아경제 대표,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현상순 아시아경제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병민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여성, 기업에 요구하라"

일하는 여성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고 기업은 왜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가. 기업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발맞춰 여성이 갖춰야 할 미래 리더로서의 덕목은 무엇인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치열한 토론의 장이었다. 국내외 곳곳에서 활약하는 여성 리더들은 더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기업에 요구하라고 일하는 여성들에게 주문했다. 아울러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인구절벽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기업이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발전의 지름길임을 역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여성들이 마음껏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며 "일과 가정의 양립은 인구위기 극복 문제와도 직결돼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여성들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어 "여성이 경력단절의 두려움 없이 일한다면 각 분야의 리더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선진국 위상에 부응하는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며 "근로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 내 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년부터 기업이 대체인력을 채용할 경우 정부지원금을 월 12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근로자가 육아휴직 동료의 업무를 분담할 경우 월 20만원의 지원금 대상이 된다. 육아휴직급여는 월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돼 부부 합산 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제9회 아시아양성평등지수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더십은 성별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남녀 모두가 직장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리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여성 리더들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혁신의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할 때"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한 도전과 성취는 다음 세대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이 나누는 지혜와 경험이야말로 사회의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오늘 행사가 우리 사회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열망이 큰 지금, 꼭 필요한 논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주 부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초저출생, 초고령사회, 초인구절벽이라는 '3초(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 10% 이상 낮은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것이 생산연령인구 감소 해결의 가장 빠르고 확실한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주 부위원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소득 격차를 해소하며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가는 것이야말로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의 직접적인 대응책이면서 저출생 추세를 반전하는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현상순 아시아경제 회장은 개막사에서 아시아양성평등지수 리그 테이블을 언급했다. 아시아경제는 올해 100대 기업과 36대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지수를 일·가정 양립 관점에서 조사했다. 현 회장은 "앞으로 기업들이 일·가정 양립에 필요한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데 리그 테이블이 등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시에 여성이 기업에 대해 지수 개선을 요구하는 능동적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상순 아시아경제 회장이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여성리더스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네트워킹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기조 강연자로 나선 산드라 빈트게터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은 '독일 최대 통신사는 왜 육아휴직자를 아르바이트로 쓰나'에 대해 강연했다. '7년의 밤', '영원한 천국'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쓴 정유정 작가가 '인간 최후의 욕망, 야성을 찾아서'를 주제로 청중들 앞에 섰다. 기업문화와 여성 커리어의 선순환, 성취와 극복, 도전과 성장 등의 키워드를 앞세워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민 핀다 대표가 세션 발제에 나섰다.

포럼에선 여성 리더십을 키우고 양성평등 조직문화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을 격려하고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제9회 아시아 양성평등지수대상' 시상식도 열렸다. 경계를 뛰어넘어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을 '2024 파워K-우먼'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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