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줄행랑’…도박혐의 불법체류 외국인 경찰서 호송 중 달아나

광주 광산경찰서 앞에서 도주.

도박 혐의로 붙잡혀 경찰서에 연행 중이던 외국인 피의자 1명이 호송 경찰관을 따돌리고 달아났다.

3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15분쯤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남성 A씨가 광주 광산경찰서 현관 앞에서 경찰관의 팔을 뿌리치고 도주했다.

지구대 경찰관이 경찰차에 타고 있던 A씨를 하차시키기 위해 팔짱을 끼려는 순간 경찰관을 갑자기 밀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A씨는 국내 체류 비자가 만료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로 수갑을 찬 상태였다.

담장을 피해 차량이 오가는 통로로 경찰서를 빠져나간 A씨는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일부러 골라 지능적으로 도주하는 등 주변 지리를 잘 아는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50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주택에서 같은 국적 남녀 외국인 10명과 함께 도박하다가 112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경찰은 도박 현장에서 11명 전원을 체포했고, 순찰차 여러 대를 동원해 광산경찰서로 압송하던 중이었다. 달아난 A씨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현재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광산경찰서에서는 2022년 6월에도 도박 혐의로 붙잡힌 베트남 국적 피의자들이 지구대 기초 조사 과정에서 달아난 바 있다.

당시 피의자 23명 중 10명이 감시 카메라가 없는 지구대 회의실에서 대기하다가 비좁은 창문 틈으로 줄줄이 빠져나갔지만 하루 만에 모두 검거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