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간첩? 난 애국자야"…영국판 '쇼생크 탈출' 찍은 20대 남성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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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교도소에서 탈출해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군인 출신 다니엘 아베드 칼리프(23)가 테러 및 스파이 혐의로 현지 재판에 출석했다.
테러 및 이란 간첩 혐의를 받는 그는 재판에서 "나는 애국자"라며, 이란을 위해 일한 게 아니라 이란을 속여 영국에 도움이 되기 위해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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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설치, 특수부대 명단 유출 혐의
"나는 이중 간첩…여전히 조국 충성"
1년 전 교도소에서 탈출해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군인 출신 다니엘 아베드 칼리프(23)가 테러 및 스파이 혐의로 현지 재판에 출석했다. 테러 및 이란 간첩 혐의를 받는 그는 재판에서 "나는 애국자"라며, 이란을 위해 일한 게 아니라 이란을 속여 영국에 도움이 되기 위해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방송 BBC는 이날 울리치 치안 법원(Crown court)에서 진행된 재판 내용을 보도했다. 치안 법원은 영국에서 형사 범죄, 중범죄에 대한 1심 판결이 이뤄지는 곳이다.
칼리프는 테러 및 간첩 혐의를 받는다. 특히 그는 영국, 미국 등 서구 국가와 갈등을 빚는 이란 정부를 위해 스파이로 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란인 어머니와 레바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군에 입대했으나, 이후 이란의 스파이 당국과 접촉해 금품을 받는 대가로 민감한 군사 정보를 수집했고, 결국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9월에는 식사 배달차 밑에 자기 몸을 묶어 교도소를 탈출해 경찰, 군 당국은 물론 영국 총리실까지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영화를 방불케 한 그의 도주극은 단 3일 만에 실패로 끝났다.
이날 칼리프는 법정에서 자기가 '이중 스파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적(이란)과 접촉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영국 내부에서 활동하는 이란 스파이들의 정보를 받아 폭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설명하기도 했다. 엄격한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그는 16세가 되던 해에 "집에서 떠나고 싶었다"며 군에 입대했다. 그는 자기가 "의심의 여지 없는 애국자"임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이란계 가정에서 태어난 배경 탓에 상관으로부터 '정보 요원으로 복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영국군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제 배경이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 정보 당국과 접촉해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제 나라에 충성하고, 제 나라를 사랑한다"며 "하지만 (영국군의 정보원 발탁 정책은) 근본적으로 잘못됐고 결함이 있다"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칼리프는 영국군에서 훈련받던 시절, 배속된 막사에 가짜 폭탄을 설치해 혼란을 조장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해외에서 활동하는 영국 특수부대원의 명단 정보를 유출하려 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칼리프는 법정에서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BBC는 재판이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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