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에 말 9마리 죽어… “경주 퇴역마 학대·도축 의혹”

이가림 2024. 10. 3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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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의 한 농장에서 경주 퇴역마 학대와 도축이 이뤄져 왔다는 의혹이 공론화됐다.

이어 "공주시는 즉시 해당 농장의 모든 말을 피학대 동물로 격리 조치하고 가능한 한 모든 행정에 대해 선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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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한 농장, 2021년부터 불법도축·방치 의혹
시의원 “계속된 민원에도 시 방관해”
공주의 한 농장에서 말들이 사체와 함께 방치돼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충남 공주의 한 농장에서 경주 퇴역마 학대와 도축이 이뤄져 왔다는 의혹이 공론화됐다. 시의회에서도 이 농장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수년간 계속됐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한 행정 당국에 적극적인 조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성 공주시의원은 30일 열린 제255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이인면의 말 농장에서 동물학대와 불법 도축 정황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할 방침”이라며 “2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여러 차례 민원 신고를 했는데도 시는 사유지여서 어쩔 수 없다는 대응으로 일관해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동물보호법 제88조에 따르면 시장은 동물의 학대 방지와 적정한 사육 관리 교육을 위해 동물보호관을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 시에는 수의사 면허를 가진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있음에도 (동물보호관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민간에 ‘명예 동물 보호관’을 두고 운영했다고는 하나 10년간 활동한 기록은 단 4시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주시는 즉시 해당 농장의 모든 말을 피학대 동물로 격리 조치하고 가능한 한 모든 행정에 대해 선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농장주는 2021년쯤부터 경마장·승마장에서 늙고 병든 말을 데려와 도축하거나 말 사체를 불법매립·방치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 15일 농장에 방치돼 있는 말 15마리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는 등 장기간 방치된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전기톱과 절단된 말의 신체 부위가 발견되는 등 불법 도축이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두 달 전만 해도 23마리였던 말 중 8마리는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24일 단체가 다시 목장을 방문했을 때는 또 다른 말 한 마리가 사체로 추가 발견됐다.

동물복지연대, 비구협 등 15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학대자는 계속해서 말들을 어딘가에서 데려오고 있었다. (농장에서) 죽은 말을 포함해 모두 19마리의 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범대위에 따르면 농장주가 토지 임대료를 체불해 경매가 열렸고, 그 결과 농장과 말 소유는 땅 소유주에게로 넘어갔다.

범대위는 “학대 현장에 방치된 말이 학대자나 도축업자의 손에 들어갈 위험은 가까스로 막았으나 완전한 해결은 아니다”며 “한국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말 사업 전반을 개선하고 말 복지 방안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일은 어디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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