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우크라에 참관단 보내는 것 군의 당연한 임무다”

이지영 2024. 10. 3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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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을 보내는 것에 대해 “군의 당연한 임무”라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김 장관은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라크전을 비롯해 각종 전쟁 시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 등을 쭉 보내왔다”며 “특히 우크라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투 동향 등을 잘 분석해서 향후 우리 군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 오물 풍선 선 넘어가고 있어…다양한 대응 준비”


또한 김 장관은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 도발이 우리 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면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오늘 오스틴 장관과도 의견을 같이했지만 이것은 분명히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을 넘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오물 풍선에 대한) 감시와 추적을 통해 낙하지점까지 확인한 다음에 유해 물질 여부를 확인하고 수거하는 방법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그렇게 해오고 있는데 지금 거의 선을 넘어가고 있다”며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러시아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파병은 반인륜적, 반평화적이고 전쟁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에 따른 러시아의 대북 첨단 군사기술 지원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김 장관은 “북한은 파병을 조건으로 러시아에 첨단 군사기술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어서 전술 핵무기 고도화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사일 고도화, 정찰위성, 원자력 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북한이 보유한 노후화 재래식 무기들을 신형으로 교체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이런 것들이 한반도의 안보 위협을 증대시키고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 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 국방부

美국방 “푸틴, 많은 병력 잃어서 북한군 전투 투입 가능성 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훈련을 위해 보낸 병력 약 1만명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언제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그들이 전장에 투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그 가능성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러시아 군복을 착용하고 러시아 장비를 제공받았다는 설명도 더했다.

오스틴 장관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에서 더 많은 도움을 받더라도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매우 우려스러운 전개는 한국과 우리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파병으로 다른 나라도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위해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에 “이것(북한군 파병)은 다른 나라들이 행동, 다른 종류의 행동을 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며 “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지 않겠지만 여러 가지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만약 북한군이 이 전쟁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그들은 우리와 다른 나라가 제공한 무기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그들(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싸운다면 그들은 공동교전국”이라며 “그 결과로 북한군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전쟁에서 많은 병력을 잃었고 동원령을 내려 병력을 징집할 경우 러시아 국민이 병력 손실 규모를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어 “그런 일이 꼭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푸틴이 중단하면 된다. 전쟁을 시작한 것도, 끌어온 자도 그이며 종전의 열쇠도 그가 지고 있다. 당장 종전하지 않는다면 손실이 발생할 것인데, 이는 피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만나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뉴스1


“모니터링·전황분석단은 필요…자유 대한민국 지키는 유용한 자료될 것”


아울러 김 장관은 “현재 정부 대표단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서 정보 수집을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대표단이) 귀국하면 나토에서 파악했던 정보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수집한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정부 기본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병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며 “파병 외에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은 군 또는 정부가 앞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의 동향도 파악해야 하며 드론전 등 새로운 전쟁 양상을 띠는 것이 몇 가지 있다”며 “러시아의 무기체계가 북한 무기체계와 연계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분석하고 제대로 준비해야만 미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그것이 국민 안전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니터링단 등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것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파병에 속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법에 보면 소규모 파병에 대해서는 장관이 알아서 판단하게 돼 있다”면서 “이는 소규모 파병을 한다는 것이 아니고 관련 규정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기준에 대해서는 “기준선을 보면, 규모의 문제, 기간의 문제, 임무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군이 규모를 갖춘 상태에서 장기간 전투 임무를 수행하거나 그외 유사한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파병으로 판단하고 (그동안) 국회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소수의 전황분석단, 모니터링단은 가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미래 대비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포로가 될 경우 통역 지원 등도 파병 사항은 아닌지 등을 묻는 말에는 “통역 지원이 파병이냐는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 하는데 북한군도 군인으로 투항했다든지 포로로 잡히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에서 된다,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 과정에서 북한의 파병에 대해서 “파병으로 위장한 총알받이 용병”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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