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19) 고객에겐 늘 정직… 당장 손해 봐도 신뢰로 보상

김동규 2024. 10. 31. 0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회사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정직 만족 기술혁신'으로 정했다.

그리고 정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운영해왔다.

그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지만 우리가 먼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했다.

손해가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먼저 문제 인정하고 미리 보상도
정직은 단기적으로 손해 보지만
금전적 손해는 마음을 준다는 것
마음 받은 사람은 언젠간 돌려줘
이미지솔루션스(ISI) 직원들이 김진수 긱섬 대표의 자택에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김 대표 제공


우리 회사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정직 만족 기술혁신’으로 정했다. 그리고 정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운영해왔다. 1999년 제약회사 ‘화이자’로부터 임상 서류를 전자 문서로 변환시키는 300만 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 프로젝트는 당초 다른 경쟁 회사에 낙찰됐지만 품질 문제 때문에 우리 회사가 그 작업을 따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선 기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실수로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연이은 사태로 나는 고객을 직접 만나 문제의 발생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양해를 구했다. 회사 이미지를 고려한다면 실수를 고객에게 사실 그대로 알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행동에 옮겼을 때 그 프로젝트 담당자는 되레 내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후 무사히 프로젝트를 끝냈고 그때부터 화이자는 우리 회사의 최대 고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또 한번은 애보트 제약회사로부터 신약 신청 서류 변환 작업을 수주받았다. 이미 미 식품의약처(FDA)와 잦은 교류가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중간에 고객사로부터 회사가 처음 요구한 방법대로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의 실수 때문에 추가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소통이 안 돼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 지연으로 발생한 손실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손실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표를 가지고 고객사에 방문했다. 우리 실수를 인정하고 수표를 전달하면서 프로젝트가 끝난 후 다음을 위해 리뷰 미팅 자리를 부탁했다. 그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지만 우리가 먼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했다. 결국 그 이후 그들 또한 우리의 중요한 고객이 됐다.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문제에 대한 자세다.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만약 필요하다면 그들이 보상을 원하기 전에 미리 보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모르고 있는 것까지 정직하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 고객은 분명히 당신을 신뢰한다. 이것이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의 방법으로 플러스를 만드는 법이다. 손해가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직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정직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직하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당장 손해를 보지 않고 정직할 수 없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금전적인 손해를 본다는 것은 마음을 준다는 것이다. 마음을 받은 사람은 그것을 언젠가는 돌려주려고 한다. 정직에도 손익분기점이 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3년 정도다. 3년 전에는 손해이지만 3년이 지나면 이익으로 돌아선다.

노력하는 것이 덧셈이라면 정직은 곱셈이다. 아무리 많은 수가 있어도 영(0)을 곱하면 영이다. 즉 그동안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쌓아 놓은 것이 있다 해도 정직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명한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경우를 보곤 한다. 능력이나 리더십이 없어서가 아니다. 정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