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임대료에 비어가는 대단지 아파트 상가

한명오 2024. 10. 31. 02: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고정 수요가 뒷받침돼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로 꼽혔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이커스 활성화로 오프라인 소비가 감소하면서 상가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헬리오시티 2권역에 있는 1층짜리 상가(2-A)는 10곳 중 절반 이상이 공실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의 집합 상가(3층 이상·연면적 330㎡이상) 공실률은 10.2%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랜드마크급 대단지도 공실률 5%
높은 분양가·이커머스 인기 시들
인건비 상승 등에 더 많아질 수도
서울 송파구 대단지 헬리오시티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상가 1-A 출입문 옆 상가 창문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고정 수요가 뒷받침돼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로 꼽혔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이커스 활성화로 오프라인 소비가 감소하면서 상가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9일 청량리역 6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걷자 지상 50층 규모의 단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1152가구의 랜드마크급 단지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었다. 지난해 6월 입주가 시작된 이곳의 상가인 아트포레스트는 지하 1층~지상 3층, 총 219실의 대규모 상가다.

상가 입구를 들어서니 썰렁한 기운이 감지됐다. 취재를 위해 상가를 돌아다니며 본 사람은 4명 남짓이었다. 점심시간이었으나 2층에 있는 30 테이블 규모의 한 음식점에는 단 2명만 식사를 하고 있었다. 투썸플레이스, GS25 등 23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공실이었다. 직접 세어보니 비어 있는 상가는 총 86개로 공실률은 약 39.2%였다. 시공사 측은 “통상 주상복합형 구분상가가 자리 잡기까지는 2년 정도 걸린다”고 해명했다.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의 랜드마크 급으로 자리 잡은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이곳 상가는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612개실이다. 유동인구가 없는 일부 구역과 송파역과 단지를 잇는 지하통로에 있는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입주 6년차인데도 지상층은 공실이 5곳인데 반해 지하는 30곳이 넘어 공실률은 약 5.3%였다. 헬리오시티 2권역에 있는 1층짜리 상가(2-A)는 10곳 중 절반 이상이 공실이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 등의 1층 공실률은 약 30% 정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창기 높은 분양가 탓에 높은 임대료가 이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공인중개사 A씨는 “임대인들이 낮은 현재 시세를 수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상가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현재 헬리오시티 지하 1층에 있는 한 10㎡(약 3평) 상가는 보증금 1000에 월세 60만원이다. 투자수익률을 4%로 가정하면 상가 가격은 1억9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 상황에서 임차인이 월세를 10만원만 깎아도 임대인은 추후 상가 매매에서 3000만원. 약 15.7%의 손해를 보게 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의 집합 상가(3층 이상·연면적 330㎡이상) 공실률은 10.2%였다. 서울은 9.5%였다.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9월 각각 직전월대비 2개월 연속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상승,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소비 현상으로 인한 오프라인 소비의 감소 등이 원인이 돼 수익이 줄어드는 임차인 처지에서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어 악화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