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독서와 여행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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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인터넷 포털 대표이자 작가인 잔홍즈(詹宏志)는 저서 '여행과 독서'에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썼다.
여행과 독서에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공통점이 있다.
독서는 새로운 작가·등장인물 등을 만나게 해주고 여행은 문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새로운 풍경·사람과 만남의 연속이다.
독서와 여행은 멋들어진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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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인터넷 포털 대표이자 작가인 잔홍즈(詹宏志)는 저서 ‘여행과 독서’에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썼다. 여행과 독서에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공통점이 있다. 독서는 새로운 작가·등장인물 등을 만나게 해주고 여행은 문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새로운 풍경·사람과 만남의 연속이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 한유(韓愈)가 아들에게 쓴 시에서 나온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을은 시원하고 상쾌하니 등불을 가까이해 글 읽기 좋다는 의미다. 의학적으로는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빛에 의해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이자 엔도르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도 함께 줄어들어 활력이 떨어지는 대신 차분해져 독서하기 좋다고 한다. 기상학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평균 기온이 18~20도이고 습도는 40~60%로 쾌적한 조건이어서 독서를 통해 사색하기 좋은 날씨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달리 가을에 오히려 독서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전국 공공도서관 대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을에 책을 가장 적게 읽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는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 오히려 더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 냉난방 장치를 작동시키면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언제든 독서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으니 계절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어서일 것이다.
다행히 올가을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잖아도 2030세대 사이에 ‘텍스트 힙’이 유행하던 참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다. 텍스트 힙은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멋있는’이라는 뜻의 ‘힙(Hip)’을 합친 말이다. 책 읽는 사진을 공유하거나 책 속 좋은 구절을 찍어 올리는가 하면 한강 작가의 대표작을 필사해 공유하는 챌린지도 한다. 독립서점을 방문해 인증하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책 안 읽는 한국 국민’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연간 한 권 이상 일반 도서를 읽은 성인 종합 독서율은 지난해 43.0%로 2021년 47.5% 대비 4.5% 포인트 떨어졌다. 한강 작가 수상을 계기로 서점가 등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얼마 가지 않아 끝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춥지도 덥지도 않으면서 맑고 화창한 가을 날씨는 여행하기에도 좋다. 마침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1월에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을 연다. 지역의 매력을 담은 여행 상품과 풍성한 가을철 여행 콘텐츠 및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11월은 여행 비수기로 여겨졌다. 올해 국내에서는 좀 다를 듯하다. 여름 폭염에 이어 가을 늦더위 영향으로 단풍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당초 올해 단풍 절정이 지역별로 10월 20일부터 11월 5일 사이 대체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각 단풍’이 속출하고 있다. 단풍이 들려면 기온이 낮아져야 한다. 11월 초 기온이 최저 1~14도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비춰보면 전국에서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11월 중순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가을의 절정을 즐길 시간이 남아 있다. 특히 11월은 연휴도 없어 해외로 나가기 부담스러운 만큼 국내 여행하기에 적기다.
독서와 여행은 멋들어진 조합이다. 올가을엔 책 한 권 챙겨 지역의 자연·문화 속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머릿속에는 지식을, 마음에는 추억을 담아둘 수 있을 것이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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