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 화단 파헤치던 男…주민에 '묻드랍' 딱 걸렸다

지난 26일 오전 7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20대 남성 A씨가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땅에 파묻고 있다. 사진 서울 강남경찰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 마약을 파묻은 마약 운반책이 조기 축구를 가던 아파트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28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7시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파묻어 누군가에게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아파트 주민 B씨가 조기 축구를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가 A씨가 화단을 파헤치는 모습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출동한 경찰이 화단에서 배회하던 A씨를 발견해 현행범 체포했다.

A씨가 쓴 마약 유통 방식은 이른바 ‘묻드랍’으로 불린다. 땅에 ‘묻는다’와 떨어뜨린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드랍’(Drop)의 결합으로 마약 전달자가 땅속에 마약을 묻어두면 구매자가 땅을 파고 가져가는 수법을 말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 2개를 압수하고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땅에 묻어둔 카트리지 12개를 추가로 회수했다. A씨에 대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B씨는 출동 경찰관과 동행하면서 A씨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이날 현행범 체포된 A씨는 지난 28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A씨에게 마약을 건넨 윗선도 추적하고 있다”며 “신고자에 대해서는 포상금 지급과 감사장 수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