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미쳤다! 나폴리 MF '박지성 3명' 만들었다…용병술 폭발, 토트넘 저격한 이유 있었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나폴리가 AC밀란까지 완파하며 부활을 알린 가운데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팀 조련이 적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훈을 모토로 내건 콘테 감독의 트레이닝 방식이 나폴리에 잘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다. 미드필더들이 월등한 활동량으로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도 압도하고 있다.
콘테 감독이 이끄는 나폴리는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2024-2025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과의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로멜루 루카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 두 명의 간판 공격수들이 한 골씩 넣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A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승점 25)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나폴리는 개막전에서 엘라스 베로나에 예상밖 0-3 참패를 당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으나 이후 무패를 질주하며 5라운드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인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도 0-0으로 비기면서 고비를 넘겼고 AC밀란은 적지에서 제대로 이겼다.
한 경기 덜 치른 인터 밀란이 승점 18로 2위다. 나폴리와 두 경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최고 명문 유벤투스와 복병 피오렌티나가 역시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17과 승점 16으로 각각 3위와 4위다. AC밀란은 승점 14로 8위까지 추락했다.
나폴리가 자랑하는 두 공격수들이 나란히 세리머니를 했다. 루카쿠는 이날 전반 5분 카메룬 국가대표 안드레 프랭크 잠보 앙기사의 전진패스를 받은 뒤 상대 수비수들을 몸싸움으로 쉽게 밀어내고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슛을 날려 골망을 출렁였다.
이어 전반 43분엔 왼쪽 날개 크바라츠헬리아가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가운데로 치고 들어오다 아크 왼쪽에서 시원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려 2-0을 만들었다.
나폴리는 후반전 들어선 탄탄한 수비로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김민재 이탈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다.
2022-2023시즌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하던 김민재를 데려와 수비라인 기둥으로 삼은 나폴리는 마침 스트라이커 빅터 오시멘의 득점력이 폭발하고,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저렴하게 데려온 크바라츠헬리아가 왼쪽 날개로 펄펄 날면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김민재가 계약서에 있는 바이아웃 조항을 활용,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료 730억원에 떠난 뒤 2023-2024시즌 그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해 성적이 급추락했다.
김민재 대체 자원으로 브라질 수비수 나탕을 데려왔으나 실력 미달로 금세 판정이 나오면서 수비라인이 무너졌고 결국 지난 시즌 세리에A 10위라는 참혹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감독도 두번이나 갈아치웠다.
2024-2025시즌 앞두고 이탈리아의 명장 콘테를 데려와 팀 재건 기치를 높이 들었는데 우려와 달리 대성공하고 있다.
콘테 감독은 체력적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기반으로 삼아 훈련부터 강도를 높였다. 선수들이 초반에 힘들어 했으나 막상 시즌 돌입하면서 집중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 24'는 AC밀란전 승리 뒤 나폴리 미드필더의 경기당 평균 이동거리가 세리에A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000만 유로(약 450억원)에 이적한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스콧 맥토미니가 경기당 평균 1만1912m를 이동해 세리에A 전체 1위를 했다. 역시 중앙 미드필더인 앙기사가 경기당 평균 1만1143m로 12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지오반니 디 로렌초가 1만1122m로 14위에 올랐다.
중앙 미드필더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도 경기당 평균 1만1024m를 이동해 17위를 기록했다. 세리에A 전체 20위 안에 나폴리 선수들이 4명이나 포함됐고, 특히 중앙 미드필더 주전급 선수 3명이 모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개처럼 뛴다'는 극찬을 종종 받았던 박지성이 전성기 때 1만2000m를 뛰었고 이게 유럽 최정상급이었다. 지금 나폴리 중원엔 박지성이 3명이나 뛰는 셈이다. 나폴리가 어느 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으면서 승리를 챙기는 핵심 원동력으로 미드필더 3명의 기계와 같은 활동량이 꼽힌다.
콘테 감독은 여기에 이탈리아 대표팀 수비수로 한창 커나가는 알레산드로 부온조르노, 애제자인 공격수 루카쿠를 영입해 요소요소 전력 공백을 메웠다.
토트넘을 이끌 때도 콘테 감독의 강한 훈련은 종종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엔 선수들의 효율적인 움직임을 막는, 너무 과도한 훈련으로 지적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폴리에선 달라 콘테 감독의 전술과 훈련법이 완전히 들어맞고 있다.
콘테 감독은 AC밀란전 완승 뒤 세리에A 중계 스트리밍 서비스인 DAZN을 통해 "난 토트넘에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했다"며 자찬한 뒤 "내가 부임했을 때 토트넘은 9위였고 해당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니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떠난 후 2년간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다"며 "난 토트넘에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고 본다. 사람들이 내게 기적을 요구한다면 속도를 높이고 선수단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우승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난 토트넘이란 팀에서 최대치를 끌어냈다"고 했다. 토트넘으로 우승은 기적이라는 표현을 애둘러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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