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분기 성장률 2.8%…'경제 연착륙' 기대에 쐐기 박았다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8%를 기록했다. 소비까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일각에선 경기 둔화가 없을 것이란 ‘무착륙’(No Landing)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만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둔화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8%(속보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3%)보단 소폭 낮았지만, 지난 2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연율 3%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까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9월 Fed가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2%)를 크게 상회할 예정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2분기보다 3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건 민간 재고 투자 하락 등의 영향”이라면서도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지출이 모두 증가했고, 수출과 연방 정부의 지출 증가가 반영되면서 대부분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1분기 성장률이 1.6%를 기록하면서 제기됐던 경착륙 우려를 불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비지표 역시 연착륙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714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해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다만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달 구인 건수는 744만3000건으로, 2021년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해고는 1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0.25%포인트씩 2번 낮출 듯”
시장과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연착륙 시나리오 내에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탄탄하지만 구인 건수가 줄고 있다”며 “올해 두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씩 인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금리를 천천히 낮출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GDP 속보치 발표 직후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는 11월과 12월 FOMC를 거치면서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을 69.5%로,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29.5%로 예상했다. 1달 전까지만 해도 페드워치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 수준이 0.5%포인트 이상에 달할 가능성을 100%로 봤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3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0.2%)를 웃돌았지만,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초 독일의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 3분기 GDP 증가율은 0.2%를 기록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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