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지위 자만하다 ‘역량의 덫’ 빠져 [대기업病]
부서 이기주의 만연…혁신 경영 스톱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대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조직이 비대해지다 보니 ‘부서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조직 간 의사소통, 혁신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외부 환경 변화에 둔감한 상황에서 기존 성공 방식만 고집하면서 어느새 ‘중증 대기업병’ 환자로 전락했다는 우려다. 대기업병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본다.
옛 성공 방식 의존 사례 부지기수
특정 카테고리에서 오랜 기간 1위를 달린 기업일수록 예상 못한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적잖다.
첫째,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이다. 지위 불안은 지위 이론을 연구하는 일군의 학자들이 주장한 개념이다. 높은 지위를 가진 조직은 가격 프리미엄 형성, 비용 절감 등 유무형 이익을 누린다. 반면, 실수나 결함 등이 외부로 노출돼 기존 지위가 위협받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예다. 1등을 해야 한다는 삼성의 강박이 결과 지상주의로 변질돼 새로운 영역에서 나타나는 실수나 오류를 조직 핵심 자산으로 내재화하는 과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 지적이다.
‘역량의 덫(Competency Trap)’에 빠진 대기업도 적지 않다. 역량의 덫은 ‘경영학의 거장’ 제임스 마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개념이다. 과거 성공 요인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환경이 변해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고 과거 성공 방식을 고집하는 현상을 뜻한다.
가령, 한 CEO가 두 가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한 전략적 선택은 익숙하며 과거에 성공을 안겨줬던 선택이다. 다른 전략적 선택은 새롭고 생소하다. 이 CEO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시도했을 경우 익숙하지 않으므로 기존의 검증된 전략적 선택보다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 그 결과, 이 CEO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이 익숙해지면 낯선 환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익숙한 선택으로 회귀하는 근시안적 결정을 내린다.
흔히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 ce)’로 표현되는 조직의 기존 루틴을 고수하다 ‘역량의 덫’에 빠지는 대기업이 적지 않다.
조직 루틴은 양면적인 속성을 갖는다. 루틴은 때로는 조직 자원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며 혁신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많은 기업이 조직 내부에 베스트 프랙티스를 구축하고 효율성을 좇는 이유다. 외부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라면 조직에 체화된 루틴은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불확실성이 높고 위기 요인이 수시로 출몰하는 경영 환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성장 전략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는 단계에 놓인 우리 기업이 베스트 프랙티스 등 추격자 시절 ‘성공 방정식’에 의존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이 이런 예다. 롯데그룹은 오프라인에서 축적한 역량만으로 이커머스(롯데온) 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기존 사업(오프라인)과 신사업(이커머스)은 요구되는 역량 자체가 다른데, 과거 성공 문법에 기반한 전략을 고수했던 게 패착이 됐단 진단이다.
롯데그룹은 지금으로부터 4년여 전인 2020년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했다. 롯데백화점, 마트, 슈퍼, 닷컴,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한데 모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롯데온은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년 적자를 내면서 출범 이후 벌써 대표를 3번이나 교체했다. 초대 수장인 조영제 전 대표가 롯데온 설립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G마켓 출신 나영호 전 대표가 2년간 롯데온을 이끌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임기 연장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에는 ‘재무통’으로 불리는 박익진 대표를 구원투수로 앉히고 희망퇴직 등 비용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그럼에도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온 경쟁력이 드라마틱하게 높아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온이 실패 늪에 빠진 것은 롯데그룹 고위급 담당자들이 오프라인 유통 구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 계열사 블라인드에는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 영역에 온라인, 커머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임직원이 넘쳐난다” “온라인 유통에 대한 이해 없이 백화점, 마트 중심 오프라인 사업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하는 것부터 문제다” 등 비판의 글이 쇄도했다.
유통 계열사를 통합하면 당연히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지만 애초부터 단추를 잘못 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롯데온과 동시에 롯데백화점, 마트, 하이마트 등 계열사별 온라인몰도 별도로 운영한다. 이렇다 보니 롯데온에 소비자를 집중시키는 유인 효과가 부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치 백화점처럼 여러 가지 좋은 물건을 합쳐놓으면 소비자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부터 오산이었다. 대기업의 상명하복식 의사 결정 구조 아래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만한 전략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서 이기주의로 시너지 막혀
‘사일로 현상(Silo Effect)’ 심화도 대기업병 전형으로 지목된다. 사일로의 사전적 의미는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 창고다. 경영학계에서는 조직 내 부서 간 장벽이나 부서 이기주의를 뜻한다.
학계에서는 사일로 현상 폐단 중 하나로 부서 간 ‘단절(Disconnected)’을 꼽는다. 조직 간 과도한 경쟁으로 상호 연결을 거부하는 현상이 속출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분 최적화와 부분 이기주의, 비효율성, 자원 소모,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이 초래된다고 다수 전문가는 지적한다. 한때 세계 전자 산업을 호령했던 일본 소니 역시 핵심 정보와 이익을 독식하려는 사업부 이기주의로 기술·노하우 공유가 가로막혀 시너지 퇴보를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초기 수율 부진에 허덕이는 것도 반도체 설계·제조·공정 프로세스가 분절된 구조로 상호 연결성이 낮은 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사업부 내부 경쟁이 워낙 치열해 사업부 성과는 뛰어나지만, 하위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과 시너지가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부터 ‘스피드 램프업(Speed Ramp-up)’ TF를 가동하며 연구개발 단계부터 양산과 생산성을 동시에 고려해 기술 개발에 힘썼다. 지난해부터는 수율 관리 기능도 더한 덕분에 초기 수율 확보에 성과를 내 ‘N자형 커브’ 현상을 조기 극복할 수 있었단 진단이다. N자형 커브는 선행 기술에서 양산 이관 단계에서 가파른 수율 하락이 발생한 뒤 시차를 두고 수율이 회복되는 현상을 뜻한다. 즉, SK하이닉스가 통합적 관점에서 HBM 제조 단계별 연결성을 높여 최적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게 작금의 삼성과 SK하이닉스 간 경쟁 우위 역전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이외 자회사 레이블 간 과도한 경쟁(어도어 vs 빌리프랩)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하이브나, 자회사 간 경쟁과 반목으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린 카카오도 사일로 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3. 통합적 리더십 실종
전략·재무·기획통 특화 리더론 한계
통합적 리더십을 찾기 힘든 점도 대기업병의 한 유형으로 지적된다. 대기업 집단은 촘촘한 위계질서 아래 여러 조직으로 분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기능별 특화 리더를 키워내는 데 능숙하지만, 유관 조직을 꿰뚫는 통합적 리더를 육성 못하고 있단 지적이 비등하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 대기업에는 전략·재무·기획통 등 디테일에 집중하는 임원진이 상층부에 포진해 있다. 마케팅, 재무, 인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갈등 중재, 부서 간 상호 협력과 통합 도출 등이 가능한 ‘헤비웨이트 리더(Heavyweight Leader)’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다수 전문가 지적이다. 가령, 삼성 안팎에서는 설계부터 공정 개발, 양산까지 모든 반도체 생산 체계를 꿰뚫는 ‘코어 그룹’ 리더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인수합병(M&A) 관련 의사 결정도 옛 미래전략실과 그 후신인 사업지원 TF 출신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정작 연관 사업부가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재계에서 대기업병을 극복할 대안으로 ‘양손잡이 조직(Ambi dextrous Organization)’ 육성이 화두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힘든 것도 통합적 리더십 부재와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양손잡이 조직은 ‘한 손(기존 조직)’으로는 주력 사업을, ‘다른 손(신규 조직)’으로는 모험적 신사업을 벌이는 조직 형태를 뜻한다. 얼핏 양손잡이 경영은 지금 잘하는 사업도 잘하고 미래 성장 사업도 잘하라는, 다소 원론적인 얘기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양손잡이 조직이 경영학계와 재계에서 화두로 대두된 것은 앞서 수많은 혁신 기업조차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기존 고객 중심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한 손 경영’에 몰두하다 몰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효율성과 혁신성의 동시 추구는 기업이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성숙한 기존 사업에서는 높은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고 동시에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 선보여야 하는데 이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조직 내 서로 다른 형태의 구조, 프로세스, 문화 등을 지닌 내부 조직이 공존해야 한다. 리더십을 통해 서로 다른 구조, 프로세스, 문화 등을 가진 조직 간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성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의 진단이다.
4. 외부 환경 변화 둔감
IT 트렌드 변화에 뒤처진 SK컴즈
외부 환경 변화에 둔감해 혁신에 뒤처진 대기업 사례도 부지기수다.
SK그룹 계열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대표적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한때 시장에서 엄청 주목받는 IT 기업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전환 트렌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어왔다.
네이트는 한때 네이버에 이어 포털 2위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점유율이 0%대에 그친다.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 메신저 네이트온은 201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은 카카오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이 여파로 SK커뮤니케이션즈 실적도 부진하다. 2022년 69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86억원으로 늘었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2015년 당시 IHQ에 SK커뮤니케이션즈를 매각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회사가 안 팔리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기존 사업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결국 애물단지 계열사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유통업 부진에 시달리자 석유화학, 바이오 등 신사업을 키웠지만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저가 화학제품에 밀려 시장 경쟁력을 잃은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022년 7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겨우 흑자전환했지만 경쟁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1조1137억원)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급기야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롯데지주는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수년 전부터 중국발 공급 과잉 리스크에 휩싸여 국내 석유화학 업체마다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롯데케미칼은 무작정 설비 투자를 늘렸다. 바이오 사업 역시 경쟁사들이 일찌감치 기술력을 높이면서 치고 나갔지만 롯데는 ‘남들이 성공했으니 우리가 해도 돈 벌 수 있겠지’ 하는 식으로 뛰어든 것이 패착이었다.” 재계 고위 관계자 의견이다.
외부 혁신과 신기술 ‘NO’
대기업에 만연된 NIH 신드롬(Not Invented Here Syndrome)도 대기업병 증상 중 하나로 손꼽힌다. NIH 신드롬이란 직접 개발하지 않은 기술이나 연구 성과는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조직문화다. 즉 다른 부서나 외부 기업에서 나온 기술, 아이디어는 인정하지 않고, 내부 역량만 고집하는 특성을 뜻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서울 양재동으로 상징되는 내연기관 조직과 경기도 판교에 집결된 모빌리티 조직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리더십 아래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로 성장한 것은 품질 경영을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차 성공 덕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모빌리티 부문 성과가 중요하다. 이런 과도기 상황에서 양재동 연구 조직은 자신들이 이룬 성과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판교 모빌리티 조직에서 나온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혁신성을 잃어버린 사례도 적잖다.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돈 되는 기존 사업만 고집하다 인공지능 같은 미래 신사업에서 헤매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와 자체 AI 모델 10종을 공개했다.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AI 애플리케이션 카나나는 이르면 내년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새로 공개된 카카오의 AI 전략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신규 서비스 카나나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수익 창출 방법이 공개되지 않은 탓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 아닌 별개의 메신저 앱에서 구동되는 만큼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2021년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 모델을 공개하며 AI 사업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나나는 제한적인 채팅 정보만으로는 챗GPT 대비 차별적이거나 더 나은 답변을 제시하기 어렵다. AI 기술도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인 만큼 혁신성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대기업병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 특유의 도전정신이 사라지고 대기업처럼 안정적인 수익만 원하는 회사로 전락했다는 우려다. 우아한형제들은 B급 마케팅 같은 스타트업 특유의 경영 전략으로 국내 대표 배달 플랫폼 업체로 급부상했다. 2019년 당시 독일 배달 업체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7500억원을 받고 팔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침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우아한형제들 영업이익은 지난해 6998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우아한형제들 입지가 애매해졌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에 ‘수익 중심주의’ 전략을 요구하면서 혁신성을 잃어버렸다는 진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은 스타트업 특유의 경영 전략은 사라지고 수수료 인상, 유료 멤버십에만 나서는 등 대기업식 수익성 확보에만 안간힘을 쓴다. 쿠팡이츠 점유율이 높아지자 1등 업체로서 점유율 수성에만 신경 쓸 뿐 신사업 진출 같은 모험은 좀처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재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나 카카오 같은 사례가 이른바 ‘혁신 기업의 딜레마’라고 분석한다. 인력은 늘고, 구성원들의 보신주의가 확산되다 보니 혁신은 뒷전으로 밀린다. CEO 방향성에 ‘NO’할 인력은 적어지고 기존 사업만 고집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연스레 혁신으로 성장한 기업도 더 이상 혁신하지 못하고 후발 기업에 따라잡히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2호 (2024.10.30~2024.11.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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