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치 비가 하루에 쏟아졌다…스페인 폭우로 사망자 63명으로 늘어

정혜정 2024. 10. 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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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한 여성이 폭우로 차량들이 도로에 갇힌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에 하루 만에 한 달 치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63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렌시아 구조당국은 사망자를 51명으로 발표했다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63명으로 수정했다. 현재 피해 지역에서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는 전날 하루 동안 한 달 치 양의 비가 내렸다. 발렌시아 동쪽 일부 지역에서는 4시간 동안 32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특히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폭우로 지역 곳곳에서 침수 피해와 열차 탈선 등 사고가 잇따랐다. 안달루시아에서는 276명의 승객을 태운 고속 열차가 탈선했다. 마드리드와 발렌시아간 고속 열차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스페인 공항 운영사 아에나는 발렌시아 공항에 착륙 예정이었던 항공편 12편이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고 이 공항 출발·도착인 10개 항공편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발렌시아 인근의 한 쇼핑센터에는 600명이 갇혀 있다가 현재 차례대로 구조되고 있다.

발렌시아시는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스포츠 행사를 취소했으며 공원을 폐쇄했다.

이번 폭우는 스페인 남동부를 가로지른 한랭 전선으로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날 현재 비는 그쳤지만 31일까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당국은 폭우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고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은 피할 것을 권고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TV 연설에서 "스페인 전체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여러분을 돕는 것으로, 우리는 이 비극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앞으로도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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