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열어 소외아동 돌봤다…코오롱 우정선행상 대상 수여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30일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24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왼쪽)이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상한 김선자(53) 씨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코오롱

코오롱그룹이 작은 도서관을 열어 소외된 아이들을 돌본 김선자(53)씨에게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여했다.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30일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24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을 따서 지난 2001년 제정됐다. 선행을 격려하고 나눔 문화를 널리 전하기 위해 제정 이후 매년 시상해 왔다. 

올해 대상은 지난 2004년부터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돌봐온 김씨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동네에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배경을 알아보다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이들을 돌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고 끼니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는 아예 작은도서관을 지어 ‘길작은도서관’으로 이름 붙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학교로 발전시키며, 도움이 필요한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 오고 있다. 김씨의 선행은 도서관에서 일손을 돕던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이어졌다. 직접 한글을 가르쳐 글눈을 틔워드렸다. 

김씨는 “씨는 “그 어떤 후원금도 받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지만, 아이들이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시절부터 44년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형자씨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했다. 김형자씨는 지난 1999년 인터넷 카페 봉사단체 ‘아름다운 동행’을 개설해 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지원을 위해 앞장서 왔다. 

웹툰 작가와 그의 팬들, 가족들이 의기투합해 봉사 동호회를 결성해 20여년 간 중증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온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도 본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3년 웹카툰 문스패밀리의 온라인 팬카페 모임 회원들이 뜻을 모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을 기부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지속적으로 후원, 봉사 활동을 펼쳐오며 팬덤문화를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왔다. 

마지막 우정선행상 본상은 약 30년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치과 진료 봉사활동을 펼쳐온 양춘호씨에게 주어졌다. 양씨는 학생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해 지난 1997년 치과의원을 개원하면서 주기적으로 지역 내 발달장애인시설을 찾아 치아관리를 도왔다. 더 나아가 대학 치위생과 겸임교수로서 제자들과 함께 봉사현장을 찾으며 선행을 전파해 왔다.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선한 씨앗을 뿌리면, 감사의 기억들이 양분이 되어 이 씨앗을 자라게 한다”면서 “이 순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행이 지금은 작아 보일지라도 그 씨앗으로부터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시간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이어 “저 역시 더 많은 선행의 씨앗이 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참해 더욱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향후 지속적인 사회공헌의 의지를 밝혔다.

우정선행상은 해마다 선행 우수사례를 선정해 대상, 본상 등을 시상하고 격려금을 수여하며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들의 헌신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선행과 미담의 주인공은 코오롱의 ‘살맛나는 세상’ 책자와 관공서, 공공기관, 사회복지기관, 일반 시민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외부 전문가들의 공정한 심사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우정선행상 심사위원은 위원장에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학준 국립인천대학교 이사장, 손숙 연극배우·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목영준 김&장 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은희곤 미등록아동지원센터 대표, 정목 정각사 주지 등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