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월세로 튄 불똥...수요 늘어 월세가 역대 최고치
대출 금리가 오르고, 한도가 줄어드는 등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전세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9월보다 0.9포인트 상승한 118.0을 나타냈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19.6으로 역대 최고치다. KB부동산의 월세지수 집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m²)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8월 35.9%(1만7656건 중 6339건)에서 9월에는 41.9%(1만3470건 중 5644건)로 늘었다.(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 대출 한도를 더 죄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상승 폭(1.64%)은 전세(1.11%)보다 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아예 대출 창구가 막히면서 전세 갈아타기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요가 많은 학군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월세가 오름세를 보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일 6층 매물이 보증금 5억원, 월세 175만원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층, 동일 면적이 3개월 전(7월)에 보증금 5억원에 월세 90만원 조건으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월세가 85만원이 오른 것이다.
전세의 경우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와 한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금리가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지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최근에는 계산기를 두드려 전세와 월세의 비용을 비교한 뒤 신중하게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빌라·오피스텔 등 다른 주택 유형의 월세도 동반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연립·다세대 지난달 월세통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0.15%(101.67→101.82) 올랐다. 1월(100.91)과 비교하면 0.90% 상승했다. 9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지수 역시 전월 대비 0.13%(101.21→101.34) 올랐다.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연립·다세대) 월세 역시 전셋값보다 더 많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 거래플랫폼 다방이 지난달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원룸 전·월세 수준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0만원을 기준 평균 월세는 73만원이었고,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1388만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8월)과 비교해 평균 월세는 2.6%(2만원) 올랐지만, 평균 전세보증금은 0.4%(76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면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다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의 수요가 억제되면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임차인이 많아진 것”이라며 “금융권의 돈줄 죄기가 계속되면 월세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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