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에도 "국민 눈높이" 외친 한동훈…'김 여사' 문제에 '빽도'는 없었다
"김 여사 문제가 국민 우려에 주요한 부분"
"특별감찰관 자발적·주체적으로 추진해야"
"원내냐 원외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30일에도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한 대통령실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며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정부의 4대 개혁 과제를 언급하며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며 "그런 (국민의)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며 "정권 재창출의 주체가 국민의힘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17분간 이뤄진 모두발언에서 김 여사 등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삼갔다. 다만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후 질의응답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언급이 나왔다. 한 대표는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김건희 여사 문제가 주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걱정이 있고 그 문제가 주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 부패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는 기관"이라며 "지금은 그런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이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정말 민심을 알기는 알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국민의힘은 등 떠밀리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문재인정부 5년 내내 미뤄온 특별감찰관을 자발적·주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의 실효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특별감찰관이 있었으면 지금 이런 문제가 안되지 않았을까"라며 "과거에 여러 문제들이 과거로 돌아가보면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나 걱정을 끼치지 않을 수 있었던 점들이 있었다. 앞으로 그런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이 아닌 자체 특검안 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것도 안하면 어떻게 민심을 받들겠느냐.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의 변화'에 대해서도 "대통령실도 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요청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 대통령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야 한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서로 다른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한쪽이 더 낫다' 이런 분리는 의미가 없다. 2년 반이나 남았다. 정부와 함께 좋은 나라 만들고 좋은 일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부정적 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려서 구체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원내냐 원외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역할의 문제이며 자세의 문제"라며 "개인인 내가 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몸을 던져서 당이,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비껴갔다.
한 대표 기자회견과 관련해 당 내부 평가는 엇갈렸다. 친한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사법리스크 1심이 11월에 나오는데 이재명 대표가 법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아도 '김건희는 뭐야'라는 논리가 돌아올 수 있다"며 "이것을 막아내기 위해 대표께서 지금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지키기 위한 말씀 아니겠느냐"라고 호평했다.
친윤계 의원은 "더 나아간 것 없는 내용 없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본다"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복안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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