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여성포럼]"일·가정 양립 제도, 기업 생산성 높이는 투자"
'기업문화와 여성 커리어의 선순환' 토론
"일·가정 양립 제도는 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 일·가정 양립 세션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일·가정 양립 제도로 직원 만족도가 올라가면 우수 인재의 근속 연수가 길어지고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는 등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는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 생산성을 가진 기업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경험담을 나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추산한 합계 출산율은 2.7명이다. 대한민국 평균 0.78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매출은 연평균 36%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7년 264억원에서 지난해 1984억원을 기록했다. 출산율과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사내 다양한 제도가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회사는 육아휴직을 최대 2년 동안 보장하고 임신 전체 기간 단축근무, 난임 치료비 지원 및 시술 당일 휴가, 자녀 입학 시 휴가 및 일 7.5시간 근무 등을 도입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 수단이 아니라, 회사가 직원들의 성장을 위한 도구"라며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면 직원들도 회사를 보호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자신했다.
세션 참가자들은 일·가정 양립 제도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김민정 한국페링제약 대표는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고 가족과의 시간을 장려하니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런 노력이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꾸준한 매출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일·가정 양립 제도가 인재 영입에 도움을 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정운 롯데지주 인재전략팀 수석은 "좋은 인재의 이탈이 줄어들 뿐 아니라 채용 때 그룹을 찾는 구직자가 훨씬 늘었다"고 밝혔다.
제도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공유했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는 "고착화된 근무 시간, 회식·야근 등 돌발 상황에 따른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고 회식이냐 야근도 가급적 계획이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도 저녁 회식 문화와 일·가정 양립 제도가 충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런두런'을 도입했다. 두런두런은 매주 수요일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갖는 제도다.
롯데의 경우 직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목적이 분명한 복지 제도에 초점을 맞췄다. 여성 자동 육아휴직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문 수석은 "그룹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해 퇴사하거나 경력 단절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며 "타깃과 목적이 명확하니 누구나 수긍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했다. 세션 모더레이터로 나선 이복실 국가경영연구원 부원장(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변화를 원할 때는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과 소통해 공통의 가치관을 만들고 이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 대표는 육아 휴직보다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문화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휴직이 너무 길어지면 복직이 힘들고 오히려 일과 멀어지게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내 어린이집 활성화도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기업 연합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더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지역 내에서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정부 지원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일수록 더 실용적이고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부원장은 "일·가정 양립 만큼 종합적인 정책이 없다"며 "재택 근로, 시차출퇴근제도 등 다양한 제도들이 촘촘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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