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현대차·SK가 앞장선다…‘퍼스트 무버’ 모습 감춘 삼성 [재계뒷담]

전성필 2024. 10. 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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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서 입지를 다져온 삼성전자가 최근 다른 기업에 비해 움직임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정부 정책이나 재계 요구에 앞장서서 대응하면 다른 기업들이 뒤따르던 관행이 깨지고 오히려 삼성전자가 뒤따르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연출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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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서 입지를 다져온 삼성전자가 최근 다른 기업에 비해 움직임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정부 정책이나 재계 요구에 앞장서서 대응하면 다른 기업들이 뒤따르던 관행이 깨지고 오히려 삼성전자가 뒤따르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연출되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대기업 중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 공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당국이 국내 증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재계 1위 기업이자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큰 삼성전자가 첫 번째로 화답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 8월 28일 주요 기업 중 현대차가 먼저 현행 배당액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고 연간 배당액을 최소 1만원으로 제시하는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했다. 지난 22일에는 LG전자가 사업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을 담은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28일에는 SK그룹의 지주사 SK㈜가 그룹 지주사 중에서 가장 빨리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4대 그룹 중 삼성 계열사만이 유일하게 밸류업 계획 공시뿐만 아니라 예고 공시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을 뒤쫓는 듯한 모습은 4대 그룹의 한경협 회비 납부 결정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현대차, SK, LG에 이어 다음 달쯤에야 한경협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가 기업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 삼성전자가 상징적으로 ‘큰 형님’ 역할을 하며 먼저 호응했다”면서 “최근에는 실적 악화로 인해서인지 전반적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모든 정책이나 이슈에 가장 먼저 대응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밸류업 계획 공시의 경우 삼성전자가 이미 배당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3년마다 수립하는 등 다른 기업에 앞섰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내놓기까지 일부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민에게 만족감을 줄 밸류업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을지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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