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김건희 여사와 7월 통화... 용산이 왜 흘렸는지 의문"
[곽우신 기자]
▲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 받았다고 밝혔다. |
ⓒ CBS |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전화 시점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최근'이 아니라 지난 7월이었다. 허은아 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고, 본인에게 만남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번 주에 김건희 여사가 야당의 한 대표에게 전화 걸어서 1시간 동안 '나 억울해, 내가 뭘 잘못했어,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이거 정말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러한 감정적인 토로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장성철 소장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야당 대표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으나, 당내 인사 다수가 국민의힘 출신인 개혁신당 쪽으로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이던 시절 당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허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최근에 저랑 통화한 적 없다"라면서도, 과거 시점에 김 여사와 소통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관련기사: 허은아 "김 여사 연락 받은 게 문제? 최근 통화 안 해").
허 대표는 30일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과거 김건희 여사와 전화한 내용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나섰다.
"시부상 때 위로 전화 왔다... 한동훈에 대한 섭섭함 느껴졌다"
허 대표는 "전화는 받았지만 최근은 아니다"라며 "지난 7월 12일에 시부상이 있었다. 그 시부상에서 위로 전화를 주셨다"라며 "'직접 조문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위로의 전화를 주셨다"라고 입을 열었다. "'지난주에, 최근에 통화했다'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시부상 전화 통화 이후에는 통화한 적이 없다"라며, 그 이후 별도의 소통은 없었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다. 즉,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논란과 관계 없는 통화였다는 해명이다.
당시는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7월 23일)를 2주 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 당 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여러차례 받았으나, 이에 답장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읽씹' 논란이 불거졌을 때였다.
허 대표는 이때 김 여사와 한 전화 통화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으시구나. 좀 약간 언짢음이 있구나' 정도"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때 읽씹이었나 보다. 그래서 서운하다고 하셨었나 보다"라며 "섭섭함이 좀 느껴졌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섭섭함을 생각하면 안 된다. 섭섭함을 생각하시면 진짜 큰 문제"라며 "지금은 본인 개인의 섭섭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고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하셔야 영부인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가 자꾸 배우자법, 배우자법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 만나자고 했지만 어렵겠다고 거절했다"
이어서 그는 김건희 여사로부터 '만나자'라는 제안이 있었음을 공개했다. 허 대표는 "시부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걸 가지고 길게 지금 말씀드리기도 애매한 것 같고, 여하튼 만나자는 말씀도 저에게 하셨는데 제가 거절했다"라는 것.
그는 "(김건희 여사가) '만났으면 좋겠다. 만나서 이것저것 얘기 좀 해보자'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죄송하지만 어렵겠다'라고 하면서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제가 왜 국민의힘에서 나왔는지에 대해서 누구나 다 잘 알 테고, 그리고 또 제가 정치인인데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이유였다.
허은아 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만나야할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는 개혁신당이 잘 되는 일을 고민해야 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여하튼 만나지는 않았다. 만난다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며 "(만난다면) 여러 가지 말이 나오겠다. 지금 최근에 통화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가 나는데"라고도 덧붙였다.
"저도 정치 해봐서 알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이런 것들이 또 다른 메시지를 주고, 국민들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안 하는 게 좋겠다라는 판단을 했다"라며 "그래서 전화지만 바로 그 앞에서 (만나기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다"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허 대표는 "아무래도 김 여사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얘기를 했는데 그것마저 제가 얘기를 하는 자체가 저의 성격에는 좀 안 맞는 것 같다"라며 "(김건희 여사가)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제가 그래서 만나자' 하셨는데 거절했다"라고 당시 통화를 정리했다. "이 정도 말씀을 드리면 대화 내용이 쭉 갔을 때 제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 아실 것 같다"라고도 첨언했다.
"왜 용산에서 이 내용 얘기했는지 의심... 김 여사, 숨지 말고 나와라"
허 대표는 이번 통화 논란의 출처를 용산으로 지목했다. 장성철 소장에게 본인과 김건희 여사의 통화 사실을 전한 게 용산 대통령실 쪽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이었다.
그는 "저는 원래 좀 제 스스로 이렇게 말하기는 뭐하지만 입이 좀 무거운 편"이라며 "왜 이 내용을 용산에서 먼저 얘기했는지는 좀 의심스럽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저는 어제(29일) 하루 종일 했다"라고 말했다. "(소식이 흘러나온 게) 용산인 것 같다. 제가 기자들에게 얘기한 건 아니니까"라는 말이었는데, 용산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정보를 흘린 게 아니겠느냐는 뉘앙스로 이해된다.
또한 허 대표는 인터뷰 자리를 통해 "만약에 진짜 저한테 (다시) 전화를 주신다면 저는 제발 좀 숨지 말라는 얘기를 좀 해드리고 싶다"라며 "지금 국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스스로 해명하는 것. 그러니까 수사 받는 것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대통령 뒤에 자꾸 숨느냐? 그리고 왜 여당 탓하느냐? 왜 검사 뒤에 숨느냐?"라며 "떳떳하게 나오셔서 수사 받아라. 그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고 어쩌면 윤 정부 위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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