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쟁에 상조업계까지 참전… 편리하지만 ‘구독플레이션’ 우려도

이다연 2024. 10. 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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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구독경제' 시대다.

구독 서비스가 가전제품 렌털, 음식, 전자책뿐 아니라 상조업계까지 확산 중이다.

상조업계 역시 구독경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 또한 일종의 구독경제로, 상조상품에만 치중하지 않고 토털 라이프케어 차원에서 향후 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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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구독경제’ 시대다. 구독 서비스가 가전제품 렌털, 음식, 전자책뿐 아니라 상조업계까지 확산 중이다. 다만 구독 모델의 확산과 함께 기존 플랫폼의 구독료가 잇따라 인상되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구독경제 형태는 크게 멤버십형(OTT, 전자책 등)·렌털형(TV, 정수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정기 배송형(김치, 이유식, 유제품 등) 3가지로 나뉜다.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인 방고(Bango)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인이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평균 3.4개며, 1인당 해마다 360달러(약 48만원)를 지출한다. 가장 많은 이용 형태는 구독형 비디오(84%·중복 응답)로, 음원사이트(49%), 쇼핑(46%), 식음료(18%), 게임 서비스(15%)가 뒤를 이었다.

초기 구독의 대표 주자인 우유뿐 아니라 농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구독도 인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약 21만 가구가 연세유업 가정 배달을 이용하고 있다. 2024년 총 판매 수량은 약 6000만개 이상으로 예상된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은 김치구독에 이어 최근 출시한 한방 콘셉트의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 ‘건강맛선’을 운영 중이며, 현대그린푸드는 70대 이상 고령층을 겨냥한 케어푸드 식단 ‘그리팅 웰스’ 정기배송을 선보였다.

상조업계 역시 구독경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상조상품 10~20년 납입기간을 장기 구독경제의 일종으로 판단한 것이다. 보람상조나 프리드라이프 등 상조업계는 본업을 넘어 웨딩, 반려동물 멤버십, 여행, 어학연수 등 여러 업종과 제휴를 맺으며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최근 코웨이와 대교 등 기업들도 잇따라 상조 사업에 나서면서 다양한 결합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 또한 일종의 구독경제로, 상조상품에만 치중하지 않고 토털 라이프케어 차원에서 향후 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경제는 정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다만 각종 서비스의 구독료가 줄줄이 오르며 이미 플랫폼에 락인(lock-in)된 소비자들에게 과중한 구독료가 부담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그 부담은 더 커진다. 쿠팡은 지난 4월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렸다. 앞서 쿠팡은 2021년 구독료를 72.0%나 올렸지만 2021년 900만명이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해 1400만명으로 급증했다. 로켓배송 등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면서 쿠팡 없이는 살 수 없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티빙·유튜브·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멤버십 가격을 22~42% 올려 뭇매를 맞기도 했다.

6개가 넘는 플랫폼을 구독하다가 최근 쿠팡 와우 멤버십을 포기했다는 직장인 유모(32)씨는 “언제 구독했는지도 모를 플랫폼에서 결제 내역이 뜰 때 ‘아차’ 싶었다. 합쳐보니 달에 3만원이 넘더라”며 “여기저기서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니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피로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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