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비싼 임대료, 공실률 올라가는 대단지 아파트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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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랜드마크 급으로 자리 잡은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29일 찾은 헬리오시티 단지 정문 바로 옆,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상가(1-A) 1층은 오전 11시 사람들로 붐볐다.
입주 6년 차를 맞은 이곳은 입주 당시 50%가 넘는 공실률을 기록하며 '유령 상가'로 불리기도 했다.
유동인구가 없는 일부 구역과 송파역과 단지를 잇는 지하통로에 있는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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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랜드마크 급으로 자리 잡은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송파역 4번 출구를 나오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951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단지의 수식어에 걸맞게 상가 규모도 612개실에 달한다.
29일 찾은 헬리오시티 단지 정문 바로 옆,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상가(1-A) 1층은 오전 11시 사람들로 붐볐다. 입주 6년 차를 맞은 이곳은 입주 당시 50%가 넘는 공실률을 기록하며 ‘유령 상가’로 불리기도 했다. 헬리오시티 상가관리센터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90% 입점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1-A 상가는 인기가 많아 공실이 나더라도 금방 다른 임차인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나아진 듯 보였다.
그러나 지하 1층 상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유동인구가 없는 일부 구역과 송파역과 단지를 잇는 지하통로에 있는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직접 세어보니 지상층은 공실이 5곳인데 반해 지하는 30곳이 넘어 공실률은 약 5.3%였다. 2권역에 있는 상가(2-A)는 10곳 중 절반 이상이 공실이었다.
헬리오시티 내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이처럼 대형 아파트 단지의 공실이 높은 까닭은 ‘눈높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경기가 안 좋다 한들, 상가를 분양받은 임대인이 임차인이 원하는 월세를 맞춰주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초기 비싼 값에 상가를 분양받은 임대인 중 대출이자를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현재 시세에 임대료를 맞추기도 하지만, 이를 수용하는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상가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헬리오시티 지하 1층에 있는 한 10㎡(약 3평) 상가는 보증금 1000에 월세 60만원이다. 투자수익률을 5%로 가정하면 상가 가격은 1억54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 상황에서 임차인이 월세를 10만원만 깎아도 임대인은 추후 상가 매매에서 2400만원. 약 15.6%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공실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4시, 청량리역 6번 출구로 나와 3분정도 거리에 있는 1152가구의 랜드마크급 단지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의 상황은 헬리오시티와 대조됐다. 지난해 6월 입주가 시작된 이곳의 상가인 아트포레스트는 지하 1층~지상 3층, 총 219실의 대규모 상가다.
비어 있는 상가는 총 86개로 공실률은 약 39.2%였다. 건설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상가 3곳과 투썸플레이스, GS25 등 이미 입점한 23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공실이었다. 시공사 측 관계자는 “통상 주상복합형 구분상가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2년 정도 걸린다”며 “대형 업종이 입점 예정 중에 있어 분위기는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가 공실률이 상승하게 될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상승,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소비 현상으로 인한 오프라인 소비의 감소 등이 원인이 돼 수익이 줄어드는 임차인 처지에서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당분간은 악화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의 집합 상가(3층 이상·연면적 330㎡이상) 공실률은 10.2%였다. 서울은 9.5%였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인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9월이 각각 직전월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2개월 연속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 시장은 공실 장기화에 따른 임대료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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