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일 아파트보다 오래 됐네"…로제가 소환한 '서울 6만가구'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미국 팝스타 부르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윤수일의 1982년 곡 '아파트'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로제의 새 버전 ‘아파트’가 나온 것을 ‘재건축’에 빗대 “42년 만의 재건축 대박을 축하합니다” 식의 재치 넘치는 댓글을 달고 있다.
“은마아파트보다 윤수일 아파트가 먼저 재건축될 줄이야”처럼 윤수일의 곡보다 먼저 지어진 은마아파트(1979년 준공) 등과 비교하는 표현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28년 만에 조합을 설립하는 등 난항 끝에 재건축 초기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실제 윤수일 아파트가 나오기 전(1981년 이전) 지어져 아직 재건축이 안 된 아파트는 서울에만 6만 가구가량이다.
29일 부동산 거래플랫폼 다윈중개의 조사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을 넘긴(30년 이상) 100가구 이상 규모의 서울 아파트 단지 가운데 1982년 이전에 준공한 아파트는 102곳, 6만여 가구에 이른다. 다음 달 27일 입주를 앞둔 둔촌주공(5030가구·올림픽파크포레온)을 제외하면 5만5000가구가량이다. 1982년 준공한 아파트도 서울에 15곳, 약 8000가구다.
재건축 추진 28년 만 조합설립 은마
대치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8월 재건축 추진 28년 만에 조합 설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단지 비상대책위원회는 '투표 후 참관인이 부재하고 사전 우편 투표함이 부실 운영됐다'는 의혹을 주장하며, 조합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월 조합장의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파행을 맞았다.
하지만 8월 같은 법원이 앞선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면서 조합은 재건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조합은 정기총회를 열고, 소송전을 주도했던 조합원을 제명하면서 사업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정기총회 후 조합 측은 조합원들에게 “현 서울시장 임기 내에 건축심의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공사 선정 앞둔 압구정 3구역
현재 압구정동 24개 아파트 단지는 현재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압구정3구역(3946가구)은 압구정동 6개 구역 중 핵심으로 꼽힌다. 202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압구정3구역은 올해 하반기 중 정비계획결정을 고시하고, 내년쯤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압구정 2~5구역은 60~70층에 달하는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구역은 지난달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한 정비 계획 변경안이 강남구 의회의 의견 청취 절차를 통과하기도 했다.
윤수일 아파트보다 11살 많은 여의도 시범(1971년 준공)은 지난해 정비계획이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가결되고도 1년 넘게 확정 단계인 결정고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인보호시설인 데이케어센터 설치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소유주들이 신경전을 벌인 영향이다. 서울시가 연말까지 데이케어센터를 정비계획에 반영하지 않으면 신속통합기획을 취소하겠다고 하자 최근 주민들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여의도 시범과 같은 해 지어진 이촌동 한강맨션은 2022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아직 이주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비계획변경 통해 68층 재건축을 추진하다 서울시와 이견으로 절차가 다소 늦어진 것이다.
이들 단지는 지은 지 40년이 넘은 데다 재건축 완성까지 최소 5년 이상, 많게는 10년이 더 남았지만, 새 아파트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감만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1979년 2000만원에 분양한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4일 역대 최고가 29억4800만원에 거래됐다. 45년 새 가격이 147배 뛰었다. 이촌 한강맨션 전용 167㎡도 지난 9월 62억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썼다. 압구정 현대1차 전용면적 131㎡는 지난 15일 54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이는 이전 최고가(50억3000만원)보다 4억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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