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섬" 발언 변수 부상…트럼프 ‘선긋기’ vs 해리스 ‘총공세’
미국 대선을 1주일 남겨둔 29일(현지시간) 나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측 인사의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island of garbage)”이란 발언이 ‘1% 승부’를 결정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7일 트럼프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연설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흑인과 이민자를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주요 경합주의 캐스팅보터로 평가되는 소수인종들이 급격하게 반(反) 트럼프로 기울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흐르자 트럼프는 이날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정부에서 국경문제를 담당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며 맞불을 놨다.
트럼프는 “미국 국경에 대한 해리스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은 (대선 출마의) 결격 사유이고, 해리스는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이민자)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의 자산을 압류해 이민자 범죄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ABC뉴스에 출연해 “나는 그(힌치클리프)의 발언을 듣지 못했고, 그 코미디언을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캠프 역시 “해당 발언은 트럼프나 캠페인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고, 대니엘 알바레스 선임고문도 “문제의 농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각이나 입장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별도 성명을 냈다.
반면 해리스 캠프와 민주당은 인종차별성 발언을 고리로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해리스는 직접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언급하며 “트럼프는 자신의 불만을 제기하며 미국을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고 실제로도 이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으로 시작하는 광고를 긴급 편성해 방영하는 한편 25만개에 달하는 문제메시지를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에게 전송했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민은 600만명으로 멕시코에 이어 히스패닉계 중에서는 두번째로 많다. 특히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아 핵심 승부처로 여겨지는 펜실베이니아에만 40만명 이상이 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트럼프측의 움직임은 중요한 표를 잃을 것을 우려하는 신호”라며 “트럼프측은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트럼프를 인종주의자이자 파시스트라는 상대의 묘사가 유권자 일부에 파급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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