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규제 유예에 종이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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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정부의 친환경 규제 방침에 맞춰 도입했던 종이 빨대를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바꾸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된 종이 빨대 품질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빨대로 다시 바꿔 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소비자 편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주 입장에선 가격이 종이 빨대의 반값 수준인 플라스틱 빨대로 비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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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편, 판매량 감소에 결단”
유통업계가 정부의 친환경 규제 방침에 맞춰 도입했던 종이 빨대를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바꾸고 있다. 종이 빨대는 쉽게 찌그러지고 종이 냄새가 음료 맛을 해친다는 소비자 지적이 이어져 왔다.
농심은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에 함께 제공됐던 종이 빨대를 다음 달부터 플라스틱 빨대로 바꾼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2월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겠다며 종이 빨대를 적용한 지 약 20개월 만이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된 종이 빨대 품질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빨대로 다시 바꿔 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소비자 편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카프리썬 빨대 소재를 종이로 전환한 이후 빨대가 비닐 포장재를 잘 뚫지 못해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두 차례 품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종이 빨대 절단면 각도를 조정했고, 11월에는 표면 처리로 빨대 강도를 보완하는 조치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종이 빨대 특유의 냄새와 감촉, 시간이 지날수록 눅눅해지는 현상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소비자 불만은 카프리썬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농심에 따르면 매년 900만 박스를 유지하던 카프리썬 판매량은 지난해 13% 줄었고, 올해 3분기까지 추가로 16% 감소했다. 다만 농심은 플라스틱 저감화 등 환경보호를 위한 변화와 정책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회용 빨대 사용량이 많은 카페업계도 다시 플라스틱 빨대 사용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특히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사업주 입장에선 가격이 종이 빨대의 반값 수준인 플라스틱 빨대로 비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폴바셋 등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만 종이 빨대를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종이 빨대가 물에 젖지 않게 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코팅이 이뤄지고 매립·소각 과정에서 각종 유해 물질이 배출돼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이 빨대 사용이 줄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늘어나는 데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조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부는 2021년 11월 시행한 카페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단속하기로 했지만 규제 적용 직전 입장을 선회했다.
이를 두고 업계와 점주들은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사실상 철회했다고 받아들이면서 빠르게 플라스틱 빨대로 전환했다. 비용을 감수하며 미리 종이 빨대를 구매했던 업주들은 재고만 떠안게 됐다며 불만이 컸다. 소상공인인 종이빨대 제조사들도 타격을 입었다. 환경부는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종이 빨대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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