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줄어드는데 기업 준비 ‘낙제점’…“가족친화 기업 매출 늘었다”
임지혜 2024. 10. 29. 16:56
한미연, 제4차 인구 2.1 세미나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
한국이 심각한 저출생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인구구조변화에 대한 기업의 경영 준비는 평균 50점대의 낙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라: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이라는 주제로 제4차 인구 2.1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미연이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인구경영 전략을 분석한 결과, 기초평가 평균 점수가 55.6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경영 평가 지표는 △출산·양육지원 △일·가정양립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역사회 기여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전반적 근무환경과 관련되는 ‘일·가정양립’ 영역의 평균 점수는 75.9점이다. 출산을 직접 지원하는 ‘출산양육지원’과 ‘출산친화 기업문화’ 영역은 각각 52.0점과 53.4점에 불과했다. 세부 지표별로도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 제도 운영(5.2점)’과 ‘복귀 온보딩 지원제도 운영(9.0점)’은 10점 미만이었다.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기업의 기초평가 점수를 ‘낙제점’으로 평가하면서 “남녀 모두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기업이 기다려줄 수 있는 문화도 필요하다.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제도도 필요하다”며 “정부는 산업이나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우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 제도 안으로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가족친화적인 인구경영이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연이 3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족친화적인 인구경영을 하면 근로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33억3000만원에서 최대 89억8000만원으로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기업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저출생 극복은 물론 생산성까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생 해결 모범 국가로 분류되는 독일의 사례도 소개됐다. 안드레아 슈나이더 주한독일대사관 고용·사회부 참사관은 독일의 민관협력 모델에 대해 “(저출생이) 여성에 오로지 책임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가족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일·가정 기능을 추구하면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맞벌이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2개월에서 최대 14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다. 임금이 없을 경우엔 최저 부모수당을 받을 수 있다. 더 오래 아이를 돌보고 싶은 경우 기초 근무수당을 조절해 받을 수도 있다.
슈나이더 참사관은 “(육아휴직 정책을) 더 오래, 더 적기에 사용할 수 있게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며 “정부는 시간제 근로도 장려하고 있는데, 부모 모두 시간제 근무를 할 경우 플러스 보조수당을 연장해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생기면서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1년 만에 3%대에서 21%로 크게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족친화적인 직장 및 사회로 변화하는 사회적 전환이 중요했다”며 “개별적 대책이 아니라 가족 친화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 전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김경선 미래여성경제포럼 대표를 좌장으로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원장, 한정선 한화손해보험 부사장, 최슬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 크리스토프 하만(Christoph Hamann)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론도 이어졌다.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육아휴직 등 정책에) 사각지대에 있다. 종사자 88%는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육아휴직자 80%는 대기업 종사자”라며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1인 자영업자 출산급여, 배우자 휴가 급여 등 서울시 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 서울시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
한국이 심각한 저출생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인구구조변화에 대한 기업의 경영 준비는 평균 50점대의 낙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라: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이라는 주제로 제4차 인구 2.1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미연이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인구경영 전략을 분석한 결과, 기초평가 평균 점수가 55.6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경영 평가 지표는 △출산·양육지원 △일·가정양립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역사회 기여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전반적 근무환경과 관련되는 ‘일·가정양립’ 영역의 평균 점수는 75.9점이다. 출산을 직접 지원하는 ‘출산양육지원’과 ‘출산친화 기업문화’ 영역은 각각 52.0점과 53.4점에 불과했다. 세부 지표별로도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 제도 운영(5.2점)’과 ‘복귀 온보딩 지원제도 운영(9.0점)’은 10점 미만이었다.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기업의 기초평가 점수를 ‘낙제점’으로 평가하면서 “남녀 모두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기업이 기다려줄 수 있는 문화도 필요하다.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제도도 필요하다”며 “정부는 산업이나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우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 제도 안으로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가족친화적인 인구경영이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연이 3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족친화적인 인구경영을 하면 근로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33억3000만원에서 최대 89억8000만원으로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기업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저출생 극복은 물론 생산성까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생 해결 모범 국가로 분류되는 독일의 사례도 소개됐다. 안드레아 슈나이더 주한독일대사관 고용·사회부 참사관은 독일의 민관협력 모델에 대해 “(저출생이) 여성에 오로지 책임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가족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일·가정 기능을 추구하면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맞벌이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2개월에서 최대 14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다. 임금이 없을 경우엔 최저 부모수당을 받을 수 있다. 더 오래 아이를 돌보고 싶은 경우 기초 근무수당을 조절해 받을 수도 있다.
슈나이더 참사관은 “(육아휴직 정책을) 더 오래, 더 적기에 사용할 수 있게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며 “정부는 시간제 근로도 장려하고 있는데, 부모 모두 시간제 근무를 할 경우 플러스 보조수당을 연장해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생기면서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1년 만에 3%대에서 21%로 크게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족친화적인 직장 및 사회로 변화하는 사회적 전환이 중요했다”며 “개별적 대책이 아니라 가족 친화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 전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김경선 미래여성경제포럼 대표를 좌장으로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원장, 한정선 한화손해보험 부사장, 최슬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 크리스토프 하만(Christoph Hamann)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론도 이어졌다.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육아휴직 등 정책에) 사각지대에 있다. 종사자 88%는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육아휴직자 80%는 대기업 종사자”라며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1인 자영업자 출산급여, 배우자 휴가 급여 등 서울시 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 서울시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쿠키뉴스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웹툰 이어 검색·페이·지도까지…여혐 논란에 커지는 ‘네이버 불매’
- “점포 매도합니다”…저가커피 공세에 '이디야' 점포 적신호
- 후반전 돌입한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주총 소집-우리사주 ‘맞불’
- 法, 민희진 ‘어도어 대표 복직’ 각하…내홍 이어질 듯
- “소수 북한군 이미 우크라이나에 진입…침투 병력 늘어날 것”
- 수능 D-15, 불안한 수험생들…“유튜브 끊고 고혈압 약 처방”
- 또 다른 장윤주를 발견하다…‘최소한의 선의’ [쿠키인터뷰]
- 한동훈, 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변화·쇄신 키워드로
- 의료기관 인증제 14년…“성과 실증 데이터 제시해야”
- “몇 시간 안 남았다” 알짜 보험 판매 중단에 ‘일단 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