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예치하면 이자 20%”…1만명 속여 5000억 챙긴 일당 구속
예치금에 약속된 이자가 정상 지급되는 것처럼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500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규제법 등 혐의를 받는 투자 사기 업체 일당 4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일당 중 A씨 등 대표 2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 카지노 사업 투자로 원금과 20% 상당의 이자를 지급해 주겠다고 사람들을 속여 총 5062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만671명이다.
투자금은 해외 카지노 사업에 일부 투자되긴 했지만 수사 결과 수익은 거의 없었다. 피의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명품과 요트 구입 등에 사용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돼야 할 수당과 소개비는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수법을 이용했다.
특히 이들은 투자자들이 가상 자산 분야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 자신이 소개하는 투자 방식이 안전하다고 속였다.
이들은 예치 사이트도 실제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금과 약정 이자가 정상 지급되는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실상은 전산 담당이 임의로 입력한 숫자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의 현금과 가상자산은 모두 A씨 계좌로 입금됐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전국에 접수된 490건을 병합해 수사를 시작했다.
A씨가 설립한 회사 본사와 피의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해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확보하고 자금 추적을 통해 101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몰수 및 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자 시 방식, 실제 수익금 발생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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