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시달린 주민들이 찾아낸 '조립식 창고'... "폐유독물질 66톤 적발"
[충북인뉴스 김남균]
▲ 엘비리텍(주)이 외부창고에 불법으로 폐유독물질을 보관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폐유독물질 보관 장면(사진제공=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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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아래 금강유역청)은 엘비리텍에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금강유역청에 따르면 엘비리텍은 허가받지 않은 충북 청주시 오창읍 소재 보관창고에 폐유독물질(폐전지류) 66.7톤을 불법으로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업자는 허가받은 장소이외에 폐기물을 보관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 지난 9월 27일 엘비리텍 관계자들이 외부 창고에 보관돼 있는 톤백마대자루를 차량에 실어, 회사로 옮기고 있다. 이날은 청주시에서 폐기물불법보관 단속을 나온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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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리텍은 폐기물중간처리 및 자원재활용을 하는 회사로 폐배터리 블랙파우더 내에 있는 양극재 물질의 분리·제조를 하고 있다. 주된 거래업체는 청주시 오창읍에 소재한 엘지에너지솔루션이다. 엘비리텍은 LB세미콘(주)이 60%, ㈜엘비가 4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7월 장마철 무렵부터 화학물질 악취가 풍겨왔다고 한다. 결국 주민들은 악취가 풍겨나오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섰고, 해당 창고에 폐기물이 보관돼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 청주시 오창읍에 소재한 엘비리텍(주)이 폐유독물질 허가를 받은 장소 (왼쪽 원)가 아닌 외부에 창고를 임차해 불법으로 보관하다 청주시 단속에 적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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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불법 보관 폐유독물질을 옮기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 작업자들은 차량에 실은 뒤 엘비리텍 공장으로 옮겼다.
이 사실은 제보한 주민 A씨는 사전에 단속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청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면서 누가 사전에 알려주냐"며 A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엘비리텍 관계자는 청주시 공무원의 해명과 달리, 단속을 나온 시간은 지난 9월 27일 오전 9시경이라고 말했다.
"보관하면 안 된다는 사실 몰랐다... 폐기물 아닌 완제품"
엘비리텍은 불법 보관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엘비리텍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를 인수하며 폐전지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전문 지식이 없다보니 이곳 창고에 보관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알고도 그랬다면 모르겠지만, 몰라서 벌어진 일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창고에 보관된 것은 폐기물이 아니라 완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엘비리텍 관계자는 "염수공정을 통해 방전을 완료한 것으로 가루형태의 파우더 형태여서 화재위험도 없고, 중금속 유출 우려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창고에서 엘비리텍 공장으로 이동한 것도 폐기물이 아닌 완제품"이라고 밝혔다.
악취가 났다는 주민 주장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 제품에선 악취가 나지 않는다"며 "다른 회사가 사용하는 옆 창고에서 나는 냄새인데 주민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엘비리텍이 사용하던 창고 옆동에는 유기용제로 추정되는 제품이 보관돼 있는데 화학물질 냄새가 심하게 났다.
한편 엘비리텍은 구본천LB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엘비세미콘의 자회사다. 엘비세미콘은 지난 해 ㈜진성리텍을 인수하고 회사명을 엘비리텍으로 변경했다.
구본천 부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다. 엘비리텍은 엘지에너지솔루션에 발생한 폐배터리를 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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